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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문석이네, 뜨거운 여름’
[동행]‘문석이네, 뜨거운 여름’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8.1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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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문석이네, 뜨거운 여름’

오늘(12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20화에서는 ’문석이네, 뜨거운 여름‘ 편이 방송된다.

√ 아빠 없이 맞이하는 문석이와 엄마의 첫 번째 여름

유난히도 습하고 더운 올여름.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햇볕 아래 누구보다 치열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문석이(6)와 엄마 쩐티응우옛(38) 씨. 에어컨 하나 없이 선풍기 하나로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문석이네가 생활하는 공간은 조금 특이한데. 주로 동네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여성회관이 문석이와 엄마의 소중한 보금자리다. 몇 개월 전만 해도 남편과 같이 배 타고 바다로 나가 장어 잡는 일을 했던 엄마 쩐티응우옛 씨. 그러나 올해 3월,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2~3명 함께 팀을 꾸려 작업해야 하는 장어잡이 특성상 엄마는 더 이상 장어잡이 배를 탈 수 없게 되었다. 대신 낮에는 보리밥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식당 일이 끝난 오후에는 쉴 새도 없이 주낙 작업을 한다. 워낙 손도 빠르고 일도 잘해 어디서든 칭찬이 자자한 엄마.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무덥고 힘든 여름이지만 남편을 떠나보낸 후 첫 번째 맞는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해 오늘도 엄마는 최선을 다한다.

[동행]‘문석이네, 뜨거운 여름’

√ 문석이네가 여성회관에 살게 된 이유

처음부터 여성회관이 두 사람의 보금자리였던 것은 아니다. 결혼정보업체 소개로 베트남으로 온 아빠와 만났던 엄마. 그렇게 가정을 꾸리고 문석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 뒤 한국으로 건너온 문석이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이 그렇듯 근처 어촌 마을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다복하게 살았던 엄마였는데 지난 3월 갑작스레 남편이 세상을 떠나며 시어머니의 품을 떠나게 되었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던 어촌마을까지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다 보니 문석이를 혼자 돌보며 일하는 식당까지 오가는 일이 힘에 겨웠기 때문인데. 그러던 중 이장님의 배려로 어린이집과 일터가 가까운 지금의 여성회관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따로 살게 되었지만, 한번씩 식당이 쉬는 날이면 문석이와 함께 시댁을 찾는 엄마. 하나뿐인 손자를 보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로하신 시어머니가 혼자 빈 집에 남아 밭일까지 하며 지내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식당 일과 주낙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 텐데, 수시로 시댁을 찾아와 밭일을 돕고 식사를 챙겨주는 며느리가 고마운 시어머니. 남편을 떠나보낸 후 타국에 홀로 남아 고생하는 며느리를 볼 때마다 할머니는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동행]‘문석이네, 뜨거운 여름’

√ 홀로 문석이를 키워야 하는 엄마의 걱정

원래 여성회관의 창고로 쓰고 있던 공간을 개조해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문석이네 집. 원래 주거 공간으로 지어진 게 아니다 보니 벽에 붙어있는 단열재로 인해 여름이면 열기가 빠지지 않아 실내 온도가 30도를 웃도는 데다 마을 한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위치해 치안도 불안한 상황이다.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를 하고 싶지만 남편이 배를 사면서 생긴 대출 빚만 해도 1억 9천만 원. 매달 이자에 원금까지 갚으려면 이사는 꿈도 꿀 수 없다. 그나마 부수입으로 하고 있는 주낙 일도 9월이면 끝이 나기 때문에 일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엄마는 잠시도 주낙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문석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여의치 않고, 모르는 것이 많아 문석이에게 잘 알려주지 못하는 것이 많아 미안하고 걱정이 많은 엄마. 앞으로 엄마 혼자 이 낯선 한국 땅에서 문석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오늘도 엄마의 고민은 깊어져 간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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