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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자이'(Xi) 휘청이는 사이 ... 삼성물산 '래미안' 영토 확장 나서
GS건설 '자이'(Xi) 휘청이는 사이 ... 삼성물산 '래미안' 영토 확장 나서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9.0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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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급 아파트 브랜드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GS건설의 '자이'(Xi) 브랜드가 휘청이고 있는 사이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전열을 정비하고 영토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진행한 '2022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GS건설의 '자이'가 1위였다. 2위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3위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4위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각각 차지했다.

2002년 출범한 '자이' 브랜드는 첨단·고급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같은 조사에서 6년간 5번이나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GS건설의 '자이'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선제적으로 '전면 재시공'을 약속한 이후 국토교통부는 부실시공 책임을 물어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청문절차를 거쳐 6개월 이내에 최종 처분이 통보될 예정이다. 

이로 인한 자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이미 시공권을 딴 현장에서 시공사 교체나 계약 해지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할 때 GS건설은 조합이 먼저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고, GS건설은 수많은 선택지 중 선별 수주하는 입장이었다"며 "이번 이슈로 '자이' 브랜드 입지가 많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한남·압구정·여의도·노량진 등 소위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지역의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시점이라 GS건설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더욱 뼈아프다.

GS건설은 '자이'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건축구조팀을 신설하고 '품질 최우선'에 집중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분양한 '원주자이 센트로'와 '둔산 자이 아이파크'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자이' 브랜드가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래미안, 더 넥스트'를 발표하고 압구정·한남·여의도 등 초고층 정비사업 단지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하자 업계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실패한 이후 래미안을 앞세운 도시정비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사실상 주택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기준 GS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6조원대지만 삼성물산은 1조8000억원대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최근 전열 정비 후 다시 주택 수주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표하며 벌써 조합에서 선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용산구 한남2구역 조합은 최근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과 계약 해지를 검토하며 삼성물산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그동안 선별 수주에 나선 것이 오히려 현시점에서 보면 '꽃놀이패'를 쥐게 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강 변 정비사업은 상징성이 큰 만큼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자존심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압구정3구역을 비롯해 여의도 한양 등 수주에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퀸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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