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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찾아왔지만… “책 읽는 게 스트레스” 
독서의 계절 찾아왔지만… “책 읽는 게 스트레스”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9.05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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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두 사람 1년간 책 한권도 안 봐… 책보다 유튜브 
사진 - 코로나19 종식 선언' 후 처음 맞는 주말인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3.5.14/뉴스1 
사진 - 코로나19 종식 선언' 후 처음 맞는 주말인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3.5.14/뉴스1 

"취직한 뒤 책 한 권도 안 읽었어요. 영상도 20분 분량이 넘어가면 안 보는데 책은 더하죠."

2년차 직장인 손모씨(29·여)가 올해 상반기 책을 몇 권 읽었는지 묻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다 이렇게 대답했다. 손씨는 "책을 한 번 들면 오래 읽는 편인데 첫 장을 펼치는 게 힘들고 스트레스"라며 "숙제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9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독서의 계절이 찾아왔지만 선뜻 책을 손에 잡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여전히 어렵다. 시간이 없다거나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게 많다는 등 이유도 다양하다. 

직장인 소민현씨(29·남)는 "읽을 시간도 없지만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데 에너지가 드는 것 같다"며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면 독서가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대학생 이석호씨(23·남)는 "책은 여가, 정보, 교양 등의 이유로 읽는데 이제는 굳이 안 읽어도 (다른 매체들이 많아서) 불편하지 않다"며 "실물 책은 안 읽는다"고 고백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의 연간종합독서율(전자책·오디오북 포함)은 47.5%에 불과했다. 성인 두 사람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의미다. 응답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는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 '다른 매체·콘텐츠 이용'(26.2%) 등이 거론됐다. 연간 종합 독서량도 4.5권에 그쳤다. 책 읽은 사람조차 1년에 5권을 읽지 않는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책보다 편하고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휴대전화를 더 많이 본다"는 자영업자 권연진씨(30·여)나 "유튜브보다 빠르고 간편한 책이 나와야 읽을 것"이라는 직장인 정진홍씨(28·남)의 말도 실태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간을 이해하려면 유튜브 등 영상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독서가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양창섭 대한출판문화협회 교육홍보팀장도 "독서는 정서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독서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지금은 책이 없어 못 읽는 시대가 아니라 너무 많아 자신이 원하는 책을 못 찾는 시대"라며 "책읽기는 취미 이전에 습관의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이 생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창섭 팀장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면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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