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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63.2% 우울 증상… ‘극단 선택 생각’ 16%에 달해 
교사 63.2% 우울 증상… ‘극단 선택 생각’ 16%에 달해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9.05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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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반인 대비 교사 연차별 자살 의도 비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사진- 일반인 대비 교사 연차별 자살 의도 비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지난 7월 서울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 교사가 사망한 뒤 최근 1주일새 교사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교사의 63.2%가 우울증상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교사도 16%에 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5일 녹색병원과 함께 실시한 '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지난달 16~23일 온라인 설문으로 이뤄진 조사에는 교사 6024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신뢰성이 떨어지는 응답을 제외하고 3505명의 답변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우울 증상을 보이는 교사는 응답자의 63.2%에 달했다. 경도의 우울증상을 보이는 응답자가 24.9%였고 심한 우울증상은 38.3%에게서 나타났다.

일반인구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통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경도의 우울증상 유병률은 25~30%, 심한 우울증상 유병률은 8~10%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교사(79.0%)와 초등교사(66.5%)의 우울증상 호소가 심각한 편이었다.

또 학부모 상담 횟수가 증가할수록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학부모 전화 상담 횟수가 0회라고 응답한 교사는 55.7%, 10회 이상라고 응답한 교사는 80.0%가 우울증상을 호소했다.

지난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 교사의 16.0%가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4.5%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 있다'고 했다.

근무기간이 5년 미만(18.8%) 5~15년(20.3%) 등 주로 저경력 교사에게서 자살 의도 경험율이 높게 나타났다.

자살 의도 역시 일반 인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반 인구 가운데 자살을 생각했다는 응답은 3~7%,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 있다는 응답은 0.5~2% 수준이다.

전체 응답 교사의 46.2%는 심리 상담과 정신과 진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업무 중 학생·학부모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교사는 전체의 66.3%로 나타났다. 신체 위협·폭력은 18.8%, 성희롱·폭력 18.7%, 원치 않는 성적 관심 12.9% 등이었다.

폭력 경험이 있는 교사 가운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해(PTSD)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언어폭력을 경험한 교사 가운데 42.3%, 신체폭력 경험 교사 가운데 51.1%가 PTSD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성희롱 경험 교사는 47.5%, 원치 않는 성적 관심을 경험한 교사는 49.9%가 PTSD 고위험군에 해당됐다.

교사들은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업무로 '학부모 상담·민원 대응 업무'(37.5%)를 꼽았다. 이어 학생 생활지도·상담(28.4%) 행정업무(23.5%) 등 순이었다.

전교조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교육당국에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교사들은 국가적 지원 부재 상황에서 무한한 책임만을 강요받았다"며 "공교육 정상화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에 하루빨리 나서달라"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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