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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기증 서약 MZ세대가 제일 많아
자기기증 서약 MZ세대가 제일 많아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9.12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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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국내 장기기증 현황, 연도별 희망등록자 수, 연도별 연령대별 희망등록자 수 © News1 
사진 -(위부터) 국내 장기기증 현황, 연도별 희망등록자 수, 연도별 연령대별 희망등록자 수 © News1 

최근 2년 반 동안 장기기증 서약을 가장 많이 한 연령층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조사됐다. 장기 기증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좁혀지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하 관리원)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사람은 총 19만8369명이다. 20대가 28%(5만5943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5%(2만9615명), 40대 18%(3만5409명), 50대 15%(3만221명) 순이다.

희망등록 10명 중 4명 이상이 20~30대인 셈이다. 관리원과 운동본부는 이같은 원인을 코로나19 유행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 홍보 활동을 온라인에 집중했던 게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인체조직 기증이란 장기이식법과 인체조직법 등에 따라 다른 사람의 장기 기능 회복을 위해 대가 없이 신장·간 등 장기나 뼈·연골·피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하는 것이다. 장기조직혈액관리원 홈페이지·우편이나 보건소에 방문해 기증희망 등록을 할 수 있다.

2021년 12월 관리원이 발표한 '2021년 장기 등 이식 및 인체조직 기증 통계 연보'를 보면 2021년 기준 누적 장기 등의 기증 희망자는 총 173만7753명이었는데 50대가 약 21%(36만4851명)로 가장 많았고 40대 19%(33만6340명), 60대 17%(30만2468명) 순이었다.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젊은 층부터 옅어지고 있어, 앞으로 장기기증 문화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단시간 내 기증률이 오를 수 있지는 않겠지만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에는 장기적으로 참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2022년 전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6만9439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8만886명보다 줄었으나 올 상반기까지 4만65명이 등록해 8만명대 회복이 예상된다. 운동본부는 "희망등록 증가를 기대한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12% 증가한 상황"이라고 첨언했다.

다만 아직 장기기증 사례가 늘고 있지는 않아 우려를 자아낸다.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2016년 573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2022년 405명까지 줄어들었다. 2012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이 기간 이식 건수도 2344건에서 1608건으로 30% 넘게 감소했다.

이에 반해 이식 대기자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4만9765명으로 5년 전 3만7217명보다 약 1만2500여명 넘게 늘었다. 뇌사 장기기증자 수와 이식 대기자를 단순 비교하면 100배 차이가 난다. 매일 7.9명의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고 있다.

뇌사는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데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여부를 떠나 가족 구성원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뇌사자로 판정받은 환자 가족으로부터 기증 동의를 받는 과정은 아무리 숭고한 행위라고 해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국의 뇌사 장기 기증률은 인구 1000명당 7.88명(2022년 기준)으로 주요 선진국 4분의 1, 3분의 1 수준이다. 미국은 44.5명, 스페인은 46.03명, 영국은 21.08명이다. 따라서 뇌사 장기기증 활성화에 대한 관련법 개정안 등이 발의되고 있다.

문 원장은 "자식이 그렇게 됐다면 부모가 쉽게 정할 수 있겠나. 기증 결정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다"며 "전문 구득 코디네이터가 유족 곁에서 장례를 치르는 2박 3일 함께하며 눈물을 쏟곤 한다"고 말했다.

이식 전문가들은 수혜 환자가 새 삶을 얻기 위해서는 희망 등록률이 현재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제수 장기조직혈액관리원장은 "무엇보다 고귀한 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와 유가족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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