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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선대회장 '동행의지' 잇는 이재용 ... 모친 홍라희와 '안내견 30주년 기념식' 방문
이건희 선대회장 '동행의지' 잇는 이재용 ... 모친 홍라희와 '안내견 30주년 기념식' 방문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9.19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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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9.19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9.19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직접 찾았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으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이재용 회장이 선대회장의 '동행철학'을 잇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일 오전 10시40분께 이재용 회장과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30주년 기념식'을 방문했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이 안내견 행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전 관장은 "선대회장님이 굉장히 노력하던 사업이라 30주년 기념식을 보면 감동하고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안내견 '조이'의 파트너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러면서 "조이는 어디 있어요?"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번 행사에는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7주부터 1년까지 돌봐주는 자원봉사자),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 등을 포함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선대회장의 신념, 성과 등을 되돌아보는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의 축하공연,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홍 전 관장과 맨 앞줄에 앉아있던 이 회장은 이날 안내견 사업을 시작하게 된 선대회장의 영상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제2의 견생(犬生)'을 찾는 11마리의 안내견들을 보고는 손을 내밀거나 미소를 띄기도 했다.

서울에서 한 시간을 달리면 선대회장의 동행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기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나타난다. 이 학교는 1993년 선대회장이 신경영 선언 직후 설립됐다. 

이날 찾은 기념식에서 진행된 '안내견 분양식·은퇴식'은 만감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새 출발과 헤어짐으로 그리움, 기쁨 등 많은 감정이 오갔다. 

분양식에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8마리와 은퇴 안내견 3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이날 8마리의 퍼피워커들은 파트너와 안내견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함과 동시에 추억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행사는 헤어짐을 준비하는 자리였지만 기다림을 약속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보통 안내견들은 약 1년을 함께 자원봉사자(퍼피워커)와 살고 학교로 돌아와 훈련을 거친 뒤 대략 2살쯤 파트너를 만난다. 이후 약 7년가량 안내견 활동을 하고 8~9살쯤 은퇴한다. 퍼피워커 가운데 처음 돌봤던 강아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은퇴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안내견 '존경'의 퍼피워커인 정수진씨는 "작년 9월 작별한 존경이를 오늘 다시 볼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파트너와 함께할 존경이를 사랑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안내견 '케미'의 파트너인 최경은씨는 "케미와 함께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안내견 학교 선생님들,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하고 케미에게 사랑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안내견학교에서는 반가운 손님도 여럿 만났다. 훈련 견사에는 약 22마리 정도의 후보 안내견들은 인형을 물거나 조용히 꼬리를 흔들며 취재진을 반겼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인 장바론 프로는 "자견과 모견이 따로 있는데 자견은 아직 교육이 덜 된 (생후 1년 미만의) 아이들이고 모견은 교육이 다 된 아이들이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따르면 훈련 견사에 있는 강아지들 가운데 30%만 안내견이 된다. 견사 내에 '반려견'으로 표시된 강아지들은 안내견에서 탈락한 경우다. 

안내견 양성은 △탄생 후 안내견 학교에서 돌봄(0~2개월) △자원봉사 가정에서 양육 및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퍼피워킹(3~14개월) △안내견 학교 훈련 입문(14개월) △훈련(15~22개월)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매칭(23개월) △파트너 동반교육(23~24개월) △분양식 안내견 활동 및 사후관리(만2~8세) △은퇴식, 은퇴 및 사후관리 (만8세~) 등의 과정을 거친다.

또 안내견 학교에서 이뤄지는 훈련은 세계안내견협회에서 지정한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주로 바깥에서 인도, 지하철 등을 거치고 용인, 분당, 강남 등에서 훈련을 한다.

견사를 둘러본 뒤에는 올해로 5살이 된 시범견 '지니'(암컷, 리트리버)와 함께 보행 체험도 했다. 지니는 평지부터 계단, 장애물까지 거뜬히 보행한 뒤 제자리로 오며 늠름한 모습이었다. 

이후 바로 뒤에 있는 생후 7~8주가 된 안내견 후보생들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방문객들을 향해 천진난만하게 돌진하는 3마리의 인절미들의 모습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강아지들이 있는 공간에는 장난감, 터널, 특수한 소재의 바닥 등이 있는데 이는 다양한 소리와 촉감, 환경을 경험시키기 위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마리를 시각장애인에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80마리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마리가 활동 중이다.

 

[퀸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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