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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염전 노예’ 탈출했더니 세금 폭탄? 
‘50년간 염전 노예’ 탈출했더니 세금 폭탄?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9.21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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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0년간 전남 신안군에서 노예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받은 세금 체납 독촉장. 보배드림 갈무리
사진 -50년간 전남 신안군에서 노예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받은 세금 체납 독촉장. 보배드림 갈무리

50년간 '염전 노예'로 일하다가 그만 둔 60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민세 등 체납독촉장이 날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전남 신안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염전노예 50년 탈출 후 신안군에서 날아온 세금 독촉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50년간 신안에서 염전 노예로 사시다가 탈출하셨다는 올해 67세이신 어르신이 노숙생활을 하다가 이번 태풍기간에 정신병원에 응급으로 입원을 하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노인이 이 과정에서(입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되면서 주거지 불명(이전 주소지말소)에서 주소지가 살아났고 (세금)독촉장이 6~7장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과 같이 확인을 해보니 면허세, 지방세, 주민세 등의 독촉장이었다"면서 "50년간 일만 하고 일 원 한푼 없이 쫒겨난 사람에게 사과나 보상은 못 해줄 망정 세금 몇만원 받겠다고 주소지를 살려놓자마자 독촉장을 보내는 신안군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라고 군 행정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염전에서 노인에게 일을 시킨 사장의 행동이 먼저 잘못된 것이지만 신안군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듯 하다"면서 "신안군이 왜 염전의 실상을 알고도 눈감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럴 수는 없는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너무 화가 나서 글을 올리게 됐다는 A씨는 "군에서 세금징수는 당연한 거지만 왜 진작 저런 분들을 발굴하고 도와주지 못한 건지 너무 안타깝디"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확산하자 신안군은 사실 파악에 나섰다. 조사 결과 A씨의 체납 규모는 총 6만3860원이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민세 4건과 면허세 2건 등을 미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A씨가 과거 염전에서 무일푼으로 일해왔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근로기준법 위반 내용이 확인될 경우 사업장 고발 등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도 염전 노예라는 단어가 없어지지 않고 있네요", "지원금과 세금은 별개로 봐야 합니다", "신안 이미지 바꾸려면 한참 걸리겠어요", "한쪽의 일방적 주장일 뿐. 정확한 사실 확인이 먼저다" 등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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