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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증후군’ 치료제는 공감과 배려 
‘명절 증후군’ 치료제는 공감과 배려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9.27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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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명절증후군 증상 자가진단법 © News1 
사진 - 명절증후군 증상 자가진단법 © News1 

명절을 전후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이들이 남몰래 스트레스를 받는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이런 스트레스에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명절 증후군은 과도한 가사노동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다양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증상을 말한다.

어지럼증, 두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감 등의 신체적 증상이 발생하거나 짜증, 우울, 불안,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정신적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정식 질환은 아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들 간 관계에서 온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이런 신체적 또는 정신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권했다.

미혼 남녀일 경우 결혼, 취업을 못 한 젊은이일 경우 취업과 관련한 질문과 걱정이 집중되고 형제간의 갈등, 고부갈등, 장서갈등이 극대화된다.

장시간의 귀향 과정, 가사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도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공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평소 성차별적 대우와 시댁과 친정과의 차별 등으로 울분이 많은 상태면 화병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인 뒤 나타나는 병이다. 답답함, 치밀어 오름, 안면 열감, 억울하고 분한 감정 등이 대표적이다.

김윤나 교수는 건강한 명절을 나기 위한 방법으로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목표를 크게 세우지 말고 일을 분담하는 것이고, 관심과 간섭을 구분해 대화하며 연휴의 마지막 날은 나만의 시간 갖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서로 말하기를 기다리거나 나서주기를 바라기보다, 미리 역할을 정하고 분담하는 것이 좋은데 가능하다면 명절 행사를 간소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관심과 간섭을 구분하라는 것은 서로 갈등의 소지가 있는 대화는 피하란 뜻"이라며 "무심코 던진 말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상대 입장을 배려하면서 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절에 가장 간과하기 쉬우면서도 피해야 할 주제는 진로, 취업, 결혼이 꼽힌다.

아울러 부부 사이에서 명절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고마움을 표현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이지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내 배우자가 내 부모·형제나 친척들을 어렵고 불편할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말이나 행동을 오해하거나 섭섭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남편 입장에서는 "우리 어머니는 그런 의도로 한 행동은 아니었을 거야,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마"라고 대변해 주고 싶겠지만, 그렇게 되면 배우자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무슨 일이 있었고, 누가 잘못했나를 따지지 말고 내 배우자가 느낀 감정에 집중해 그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게 중요하다"며 "충분히 공감만 해준다면, 배우자는 위로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배우자가 쉬지도 못한 채 시댁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운전이나 가사노동을 하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며 이를 표현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첨언했다.

당연히 해야 할 도리나 남들도 다 하는 일 년에 두 번뿐인 명절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내 배우자가 노력하는 것에 대해 인정해주고 지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께 살갑게 대해줘서 고마워. 설거지가 너무 많아서 고생했지?", "운전하느라 고생 많았어. 우리 조카들이랑 너무 재미있게 놀아 주더라" 등의 칭찬은 배우자에게 큰 위로가 된다.

이 교수는 "나는 힘든데, 가장 친밀한 배우자가 공감해 주거나 지지해 주지 않으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배우자가 내 수고를 알아주고 고마워 해주면, 더 힘을 내거나 노력해 줄 것"이라고 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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