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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끝 일상 복귀 “즐거운 연휴였지만 밀린 업무 생각에 눈앞 깜깜”
명절 연휴 끝 일상 복귀 “즐거운 연휴였지만 밀린 업무 생각에 눈앞 깜깜”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10.0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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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지난 2일 늦은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플랫폼에 서울에서 출발한 목포행 열차가 도착해있다. 2023.10.3/뉴스1 
사진 - 지난 2일 늦은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플랫폼에 서울에서 출발한 목포행 열차가 도착해있다. 2023.10.3/뉴스1 

"즐거운 연휴였지만 밀린 업무 할 생각에 눈앞이 깜깜하네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에서 만난 이재헌씨(41·충남 아산 거주)의 표정엔 다양한 감정이 묻어났다. 

연휴가 길었던 만큼 부모님과 함께 태국과 강원 속초를 여행했다는 이씨는 "부모님과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뿌듯하고 기쁘다"면서도 "업무 복귀할 생각에 발걸음이 무겁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디스플레이 제조 일을 한다는 이씨는 "교대 근무자가 남겨놓은 일들이 산더미일 게 불보듯 뻔하다"며 "일찌감치 아산에 내려가 푹자고 내일 출근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버스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서울역과 고속터미널은 6일간의 황금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손에 들린 형형 색색의 캐리어와 함께 저마다의 좋은 추억을 담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에 마냥 발걸음이 가벼운 것만은 아닌 듯 보였다.

◇명절 스트레스는 옛말…"재충전의 시간 가졌다"

귀경길에 오른 사람들 중 과거와 달리 명절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없는 듯 보였다. 차례를 지낸다고 음식을 하거나 덕담 명목으로 잔소리를 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해양대에 재학 중인 박성호씨(19)는 "(연휴가 길어서) 학교 기숙사를 벗어나 가족들이랑 오래 쉴 수 있어 좋았다"며 "차례 지낼 때도 음식을 따로 하거나 하지 않으니 정말 오랜 시간 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휴는 후유증은 없고 재충전의 시간이었다"고 흡족해 했다.

서울에 사는 아들을 보고 대구로 다시 내려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대기 중이던 남모씨(65·여)도 "요새는 옛날과 달리 음식 하는 것도 거의 없고 먹고 싶은 것 시키고 하니 좋다"며 "코로나 거리두기 이후 편하게 자식들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배웅 나온 아들 임형태씨도 "내가 대구로 갔으면 많이 피곤했을 텐데 어머니 포함 일가 친척분들이 모두 올라와 주셔서 편히 쉴 수 있었다"며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낸만큼 이제 다시 집에 돌아가서 출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명절 후유증은 일상 복귀"…취업준비·시험·밀린 업무 스트레스

긴 연휴 동안 잠시 일상에서 받던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던 사람들은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을 하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대학생 배모씨(23·여)는 "가족들과 경주 여행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취준생이다보니 취업 스트레스를 다시 받아야 할 생각에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서울로 올라온 러시아 장인, 장모를 배웅하던 이상훈씨(31)는 "IT 기업 개발자로 일하는데 연휴 전에 프로그램 보안 기능을 추가하다 중단했다"며 "업무 복귀하면 어디까지 코딩 짰는지 추적해서 다시 재개할 생각에 벌써부터 스트레스"라고 했다.

이어 "요즘 명절 후유증은 일상 복귀인 것 같다"며 "돈은 벌어야 하니 출근을 해야지 어쩌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고대행사 직원인 신모씨(31)도 "연휴 후유증이 생각보다 클 것 같다"며 "아직 3년차밖에 안 된 저연차 직원이다 보니 업무 집중도가 흐트러지 않게 정신 붙잡고 출근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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