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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마리→600마리' 번식해 온 마을 휘젓고 다니는 사슴
'10여마리→600마리' 번식해 온 마을 휘젓고 다니는 사슴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10.05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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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 돌아다니며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야생 사슴 무리. (KBS 갈무리)
사진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 돌아다니며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야생 사슴 무리. (KBS 갈무리)

전남의 한 작은 섬에 방치된 사슴이 번식해 온 마을을 파괴하고 다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지난 2일 전남 영광군과 국민권익위, KBS 등에 따르면 주민 140여 명이 사는 섬 안마도에 사는 사슴 수백 마리가 온갖 농작물을 해쳐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마도에 처음 사슴을 들여온 건 한 축산업자로, 녹용을 얻기 위해 1980년대 10여 마리를 기르다 방치해 현재는 개체수가 6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야생화된 사슴들은 먹이를 찾아다니며 산과 밭 등 마을 곳곳을 파괴했다.

마을 주민들은 "고구마를 심었는데 4~5년간 하나도 못 먹었다. 그물을 덮어놔도 소용이 없다. 발로 파서 다 먹어버린다", "묘도 다 파헤치고 산도 갈아버린다. 섬이 다 깎여서 민둥산처럼 됐다"고 하소연했다.

먹이가 부족해진 사슴들은 안마도 인근 5개 섬으로 헤엄쳐 가 새로 터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축산법상 사슴은 가축으로 분류돼 있어 함부로 잡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권익위가 진행한 '무단 방치된 사슴의 처리 방법'에 관한 국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야생화된 가축이 손해를 끼치면 일부 지역에 한해 야생동물에 포함해야 한다'에 약 73%가 찬성했다.

또 '주민 피해가 극심하니 총기를 사용해 포획하자'는 의견에는 61%가 동의했으며, '가축을 버린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에는 83%가 찬성했다.

하지만 사람의 잘못으로 시작된 문제를 동물의 생명 침해로 해결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권익위는 지난달부터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영광군과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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