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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택시가 횡단보도 덮쳐 행인 3명 ‘참변’… ‘급발진’ 조사중
광주서 택시가 횡단보도 덮쳐 행인 3명 ‘참변’… ‘급발진’ 조사중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10.1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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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낸 택시가 횡단보도로 돌진, 3명의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진은 이날 행인들이 사고지점을 지나가는 모습. 2023.10.9/뉴스1 
사진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낸 택시가 횡단보도로 돌진, 3명의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진은 이날 행인들이 사고지점을 지나가는 모습. 2023.10.9/뉴스1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엄청난 속도로 택시가 횡단보도를 덮쳤어요. 하필 장날이라 사람도 많아서…."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한 병원 앞 사거리 교차로 일대의 상인들과 주민들은 전날 벌어진 처참했던 횡단보도 참변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거리에선 8일 오후 1시23분쯤 아이오닉 택시가 폭스바겐 승용차와 부딪힌 뒤 그대로 횡단보도로 직진,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50대 여성 보행자가 현장에서 숨지고 40대와 60대 남성 보행자 2명이 병원에서 숨지는 등 3명이 사망했다. 택시기사 A씨와 승객, 승용차 운전자 등 3명도 부상을 당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으스러진 차량 잔해들이 갓길에 여전히 쌓여 있고, 횡단보도 중간 지점에는 핏자국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비규환의 현장을 실감케 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악을 쓰는 소리가 났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횡단보도 한 가운데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는데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곧바로 와서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사람들을 옮기는데 너무 끔찍했다"면서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송정역시장과 병원 등이 인접해 있는 이 교차로는 통행 인구가 많지만, 과속단속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아 큰 인명사고 피해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업주는 "어제가 하필 장날이어서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택시를 피할 도리는 없어 보였다"며 "이곳 교차로는 송정역시장이랑 가까워 평소 통행량이 많은데 과속단속장비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신호를 지켜도 사고가 나는데 무서워 죽겠다. 재발방지대책이 세워져야 주민들이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라며 "일상 생활에서 사망한 보행자들의 인생은 누가 책임지나.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실제 경찰 조사결과 사고 당시 택시기사 A씨는 사거리에서 신호를 위반해 직진을 했고, 신호에 맞춰 주행 중이던 폭스바겐 차량의 옆면을 들이받는 1차 사고를 냈다.

사고에도 속도를 줄이지 못한 택시는 초록불을 건너던 보행자들에게 돌진했다. 정확한 주행 속도는 아직 조사되지 않았으나 보행자 중 1명은 가속한 택시에 부딪히며 날아가 사고 지점에 있던 700번 시내버스로 날아가 부딪혔고, 시내버스는 앞 유리가 모두 깨질 정도였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택시기사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씨는 경찰 수사에서 "차량이 갑자기 급발진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블랙박스, 사고 차량 등에 대한 검사를 의뢰해 차량 급발진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3명이 숨지는 등 6명의 사상자가 나온 점을 고려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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