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6:50 (토)
 실시간뉴스
청담동 건물주 이은주 오드리 사장의 부동산 투자법 & 자녀교육법
청담동 건물주 이은주 오드리 사장의 부동산 투자법 & 자녀교육법
  • 신민섭 기자
  • 승인 2023.10.12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물을 살 때마다 또다른 교훈을 얻었어요"

오드리TV를 운영하는 이은주 사장은 성공한 디벨로퍼이자 아들을 경제전문가로 키운 남다른 교육관을 가진 이다. 청담동 건물주이자 아들을 ’쭈니맨’를 운영하는 유튜버로 키운 그녀의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싣는다. 첫번째 이야기는 그녀가 실전으로 익힌 건물 투자법이다. - 편집자 주
이은주 오드리 사장.
이은주 오드리 사장.

 

여러 가지 이유로 제주도 여성들은 생활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이은주 대표는 ‘갑중에 갑’이다. 어려서부터 ‘돈 버는 걸 좋아한’ 소녀는 대학교에 들어간 첫해, 뉴스 기상 캐스터로 방송에 입문했다. 이후 여러 프로그램에서 MC와 아나운서, 라디오 진행자 등을 맡았다.

스물두살에 결혼한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해, 서울로 옮겨 활동을 이어갔다. 많게는 10군데 방송국을 오가며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삼성 하우징 등 CF 모델을 하기도 했다. 그 덕에 돈도 적잖게 벌었다.

그러나 제주도에 있는 시아버지의 권유로 사업을 시작했다. 체험형 관광지 ‘성읍랜드’가 그것이다. 워낙 열심인 덕에 사업도 잘 됐다. 돈이 모이고, 아이가 크면서 제주도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서른 살을 목전에 둔 때였다.

분양가가 얼마였습니까?

3억5천만원 정도였어요. 그 전에는 집 살 생각을 못했어요. 서울에 살 때도 마포 아파트에 월세로 살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돈이면 아파트를 살 수도 있었는데 안 샀죠. 제주도에 다시 내려왔을 때도 연세로 살았지 집 살 생각을 못했어요. 그러다 결혼 7년만에 집을 장만했어요.

사업이 잘 됐다고 들었습니다.

수완이 좋아선지 사업은 잘 됐어요. 하지만 메르스, 코로나19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3년 주기로 부침이 생겼어요. 직원들은 채용했는데 그런 일이 터지니까 감당하기 벅찼어요. 직원들과 불미스러운 일도 생기고요.

그래서 부동산 투자로 시야를 넓힌 건가요?

처음엔 주변 토지를 조금씩 사서 ‘성읍랜드’를 확장했습니다. 그러다 제주도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초기엔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는데, 제주도 같은 지방은 매매가 잘 안되는 게 문제였어요. 중간에 인테리어 사업도 하다 정리했어요. 사업은 잘 됐는데 하자보수 등 일이 끝이 없더라고요.

그리고는 서울로 눈을 돌리셨군요.

그 전에 제주도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갖기도 했어요. 하지만 사드 영향으로 미분양 사태가 나는 걸 보고, 그 돈이면 서울 강남에 투자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투자한 게 논현역 근처 근린생활시설(주택가 주변에 있는 상가건물)이었어요.

바로 사신 건가요? 작은 빌딩이지만 투자금이 적지 않았을 텐데요.

지금 생각하면 모르니까 멋모르고 산 거 같아요. 대지 78평에 5층 건물이었어요. 네모반듯한 땅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자루형 토지를 산 거죠. 그런 이유 35억원에, 비교적 싸게 사긴 했어요. 앞 건물이 60억원 정도 했으니까요.

청담동 신축 현장에서.
청담동 신축 현장에서.

건물 매입 대금을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현금은 1억원이 전부였어요. 세입자들 보증금이 10억원 정도, 거기에 제주도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죠. 제가 무모한 면이 좀 있지만, 그 건물 사고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건물은 아파트 투자하는 거랑은 완전히 달라요. 건물 투자는 일종의 사업이에요. 사업 중에서도 애정을 많이 주면 안되는 사업이죠. 애정을 갖게 되면 인테리어 등 이런 저런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그럼, 안되는 거죠.

논현역 건물로 돈을 좀 버셨나요?

세입자 25명이 있는 원룸 건물이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불법으로 방을 나눈 건물이었어요. 산지 1년 만에 불법 건물로 딱지가 붙었어요. 그때 ‘불법 방쪼개기’란 말을 처음 들었어요. 그걸 해결하느라 1년, 죽을 고생을 했어요. 25명 세입자들을 내보내는 게 제일 큰 문제였는데, 그러자면 보증금 10억원도 해결해야 하잖아요. 그 와중에 코로나19도 터졌고요. 정말 극적으로 해결했던 것 같아요.

당장 보증금 10억원을 어떻게 마련하셨습니까?

사채는 너무 무서워서 못 쓰겠고, 은행 부지점장을 찾아가서 방법을 찾아달라고 애원했죠. 그후 은행 담당자가 제 커리어를 듣고는 신용으로 돈을 빌려줬어요. 3개월 시한으로요. 그리곤 2개월만에 세입자들 전부 이사를 시키고, 방 칸막이를 철거했어요. 그랬더니 구청에서 딱지를 떼주더군요.

그런 다음 리모델링을 하셨군요. 인테리어 경험을 살리셔서요.

5개층 모두 리모델링했죠.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배운, 고객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50억원에 매각을 했습니다.

고객들이 좋아하는 인테리어 포인트가 따로 있나요?

바닥에 콘센트를 심고 에폭시를 깐다거나 탕비실을 만들고,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는 것도 고객들이 선호하는 리모델링 포인트예요. 결과적으로 논현역 건물은 1년은 멋모르고 보유한 거고, 1년은 인테리어 하느라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매각한 거고요. 건물을 사는 분들은 바로 임대가 가능한 건물을 찾아요. 논현역 건물을 산 분도 그랬고요.

그때부터 건물 디벨롭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신 건가요?

그런 셈이에요. 건물 디밸롭은 1인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시행착오와 엄청난 사기를 당하면서 배운 거지만, 디벨롭 자체는 꿈과 희망이라는 동기가 부여되는 일이에요.

논현역 건물 매매 후 바로 두 번째 건물을 사신 건가요?

첫 건물 사고 한 달만에 다른 건물을 샀습니다. 건물을 사는 프로세스를 알았거든요. 그 때도 현금 1억원을 들여 매매를 했어요.

어떤 건물이었습니까?

송파구 잠실에 있는 대지 35평, 2층짜리 건물이었어요. 45년 된 붉은 벽돌 건물이었는데, 당연히 근린생활시설이었어요. 신축할 생각으로 14억원을 주고 그 건물을 샀습니다. 현금 1억원에 건물 담보 대출, 거기에 제주도 아파트를 담보도 대출을 받았습니다. 제주도에 사둔 아파트 가격이 엄청 올랐거든요. 당시는 토지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이 정말 잘 될 때였어요.

계획대로 신축하셨나요?

아뇨. 그래도 1년 6개월 지나 7억원을 남기고, 21억원에 팔았어요. 원래 건물 그대로요. 그때 또 하나 깨달았어요. 굳이 디밸롭을 안하고 가지고만 있어도 임자를 만나면 팔린다는 사실을요.

부동산 시장이 워낙 좋을 때라 그랬던 것 아닌가요?

그런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건물 컨디션을 좋게 만든 거죠. 제가 살 때 건물 1층엔 미용실, 2층엔 점집이 있었어요. 신축을 하자면 세입자들을 내보내야 하는데, 1층이 나갈 기미가 안보였어요. 부동산 중개업자가 ‘사서 내보내고, 건물 새로 지으면 된다’고 해서 그 말만 믿고 샀거든요. 그분 내보내느라 무척 고생했어요. 그러면서 또 하나 배웠어요. 상가는 명도가 쉽지 않다는 걸요. 나중에는 미용실을 하시는 분과 합의를 보고, 바로 매각을 했어요. 세입자들이 나가면서 건물은 언제든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가능하게 됐으니까요. 남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면 그게 또 돈이 되더라고요.

세 번째 건물도 궁금하네요.

세 번째 투자처는 반포동에 있는 다가구건물이었어요. 그런데 그 투자는 결국 실패로 끝났어요. 그때가 부동산 활황기라 더 높은 금액에 팔아주겠다는 중개인 말만 믿고 건물주가 여기저기 건물을 내놓는 바람에 손해를 봤죠. 그때 또 하나 배웠어요. ‘작정하고 사기를 치려고 하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요.

그리곤 청담동으로 눈을 돌린 건가요?

처음부터 청담동이 목표였어요. 청담동을 목표로 잡은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연예 MC가 꿈인 아들을 위해서였어요. 둘째는 강남구에서도 가장 핫한 곳이라는 점이에요. 제가 강남 3구는 다 투자해 봤잖아요. 그중 제일이 강남구였어요. 강남구 부동산을 못 사면 서초구, 서초구가 안 되면 다시 송파구로 옮기는 게 현실이에요. 부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 부자들이 가장 많은 곳이 강남구에요.

강남구 중에서도 청담동이 가장 핫하고요?

제주도 초원에서 흙장화 신고 ‘청담동 맛집’ 등 여러 검색어를 찾아봤어요.(웃음) 제주도에 오래 있다 보니 아는 분 중에 강남 건물주가 없어요. 청담동 주민들은 특히 굉장히 시크릿해요. 그래서 인스타 등 SNS를 찾다보니 예쁜 아가씨들이 많은 곳이 청담동이더라고요. 특히 제 건물이 있는 이 블록이요. 문제는 이 블록이 매물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를 때라 마음이 급하셨겠네요.

네. 마침 제주도 가족 소유땅도 팔려 시드머니가 제법 생겼어요. 시드머니가 커질수록 입지도 좋아지고, 대지도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청담동 오래된 단독주택을 구입했어요. 대지 74평 주택으로, 유명 스타들의 기획사가 임대하고 있던 건물이었어요. 3년 전에 매입해서 8월에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을 완공했고요.

투자금이 만만치 않았겠습니다.

100억원 가까이에 샀는데, 완공까지 무척 힘이 들었어요. 매입 때 뿐 아니라 공사할 때도 대출을 많이 받았거든요. 공사도 만만치 않았어요. 암석지반이라 공사 기간도 많이 걸렸고, 민원도 적지 않았거든요. 공사하는 동안 자재비도 많이 올랐고요. 다행히 올 8월에 준공이 떨어졌지만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나 싶어요. 디밸롭에는 예측불가능한 일들이 항상 따른다는 사실을 또 한번 배웠어요.

고생을 하셨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네요.(웃음)

지옥에 떨어졌다 생환한 기분이에요.(웃음) 이젠 건물 관리 잘 해야죠. 그러다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 다시 매각하고요.

이 대표는 청담동 건물을 지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블로그 ‘오드리사장’에 담기 시작했다. 건물 매매하며 힘들었던 이야기, 시가 당한 일 등 솔직하게 올렸다. 블로그가 알려지자, 예비 건물주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다행히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줬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오드리TV'도 운영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사진 오드리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