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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서우의 보물 창고’
[동행] ‘서우의 보물 창고’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10.1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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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서우의 보물 창고’

오늘(14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24화에서는 ’서우의 보물 창고‘ 편이 방송된다.

√ 서우의 마음이 담긴 보물창고

  열 살 서우가 매일같이 빼놓지 않고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집 뒤에 자리한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 어릴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밭일을 조금씩 돕기 시작했던 서우는 요즘 들어 더 열심히 텃밭을 챙긴다. 상한 고추를 솎아내는 것부터 벌레가 먹지 않도록 약을 뿌리는 것까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인 서우. 이토록 서우가 애지중지 텃밭을 가꾸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산삼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서우는 건강이 안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밭에서 기른 고추와 깻잎을 장에다 내다 팔아 번 돈으로 산삼을 꼭 사드리고 싶다. 그야말로 서우에게 텃밭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소중한 보물창고인 셈. 평소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끔찍이도 생각하고 걱정하는 서우의 마음을 잘 알기에 그런 손자의 마음이 그저 예쁘고 고마운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러나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혼자 마음 졸이고 애태웠을 손주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서우 몰래 눈물을 훔친다. 

[동행] ‘서우의 보물 창고’

√ 서우의 부모님이 된 할머니와 할아버지 

 서우가 누구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건강을 챙기고 걱정하게 된 데에는 마음 아픈 이유가 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첫돌도 채 되기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맡겨진 서우.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보니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엄마, 아빠인 줄 알았단다. 잘살아 보겠다는 마음 하나로 휴대폰 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던 아빠. 그러나 얼마 못 가 부도가 나면서 서우네는 큰 위기가 찾아왔다. 파산 신청도 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생활고를 이겨내지 못한 부모님은 이혼 후 서우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씩은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는데. 그러나 서우가 3~4살쯤 되던 무렵부터는 아예 연락이 끊겨 지금은 소식을 알 길이 없다. 그때부터 집 전화가 울리면 혹시나 아들일까 하는 마음에 할아버지는 급하게 수화기부터 드는 버릇이 생겼다. 그나마 아들이 알고 있는 번호는 집 전화번호밖에 없어 혹시나 아들에게서 전화라도 올까 몇 년째 전화번호도 그대로 쓰고 계신 할아버지다. 

[동행] ‘서우의 보물 창고’

√ 할머니, 할아버지의 걱정

  아들의 전화를 이토록 기다리는 건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서우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들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광산에서만 10년, 그 이후 온갖 건설 현장을 다니며 평생 열심히 일해 온 할아버지. 고된 일을 오래한 탓에 나이 쉰을 겨우 넘긴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왔고, 올 초엔 건강검진을 통해 폐암이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까지 듣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할머니도 몇 년 전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데다가

지난해엔 척추 수술까지 받는 통에 예전만큼 서우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힘들어진 상황인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품 안에 들어온 손자 서우를 잘 키우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특히나 할아버지는 서우를 위해 매일 집에 있는 칠판에 수학 문제를 내주고,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게 하는 등 손주 교육에 열심이다. 손주 곁에 하루라도 더 머물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할아버지의 마음. 그러한 마음을 잘 알기에 오늘도 서우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보물창고를 가꾼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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