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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신입생 30% '자유전공'은 공염불...의대 준비생만 늘 것
교육부, 신입생 30% '자유전공'은 공염불...의대 준비생만 늘 것
  • 지현애 기자
  • 승인 2023.10.21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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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형 인재' 내세우지만 "경영학과 가려고 사교육 들어"
새 학기를 맞아 '대면수업'이 본격화되면서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가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대면수업'이 본격화되면서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가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교육부가 '융합형 인재'를 내세우며 대학 신입생 30%를 자유전공(무전공)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지에 어긋나고 있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학의 전공 '벽 허물기'는 이미 시작됐다"며, "정원의 30%는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주려고 대학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현재 고교 2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자유전공(무전공) 인원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전공학부는 학생의 전공 선택 자율권을 확대하고 여러 학문을 연계해 학습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이 자유전공학부를 운영하고 있고 카이스트와 한동대는 학부생 700여명 전원을 자유전공으로 선발한다.

자유전공학부는 진로 탐색 기회가 적었던 신입생들에게 2개 학기 동안 적성을 파악해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필수과목 이수 또는 복수전공 필수 조건을 내걸어 융합형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취지가 막상 학교 현장에선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의견도 다수다. 취업에 유리한 특정 전공에 쏠림이 심해 성적 경쟁이 치열하고, 일부 학교는 특정 진로와 연관된 필수 수업을 편성해둬 '진로 탐색'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 B대학의 자유전공학부를 졸업한 김모씨(25)는 "대학 수업을 들어보고 전공을 고민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큰 메리트"라면서도 "결국 취업에 유리한 경영학 전공에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는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정원의 30%를 초과하는 인원이 같은 전공을 선택할 수는 없게 돼있어서 인기 학과의 경우 학점 평균 4점대 이상만 들어갈 수 있는 '합격선'이 존재했다"고 덧붙였다.

학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경우도 다반사다. 서울 소재 C대학 자유전공학부를 졸업한 신모씨(27)는 "경영학과에 들어가려고 학점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며,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수능 공부하듯 전공 과목 인터넷 강의를 찾아들었는데 비용만 한 학기에 45만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의대 정원의 일부를 자유전공학부에 할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자유전공 취지를 저해하고 학부 내 '의대 쏠림'을 조장할 수 있다는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이 부총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적어도 대학 신입생 30%는 최대한 전공 선택의 자유를 주고 의대 정원이 생기면 여기(자율전공)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책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현애 기자 사진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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