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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사우디와 43년 만에 '공동성명' 채택 ... '제2의 중동붐' 전략
윤 대통령, 사우디와 43년 만에 '공동성명' 채택 ... '제2의 중동붐' 전략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10.24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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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3.10.23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3.10.23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국빈 방문 중인 사우디와 43년 만에 새 공동성명을 도출한 것은 양국 관계를 전방위로 발전시키겠다는 정상 차원의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사우디와는 과거 8차례 정상급 교류가 있었지만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은 1980년 5월 최규하 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가 유일했다.

당시 한-사우디 양국이 협력 시작을 첫 공동성명으로 세계에 알렸다면 이번에는 지난 43년에 이르는 협력 성과에 기반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채택된 공동성명이 총 44개항에 달하는 점도 발전된 양국 관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1980년 공동성명은 12개 조항으로 도출됐는데 이제는 한-사우디가 함께 협력하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 분야가 대폭 늘었다는 사실이 44개항이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우디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국가비전인 '2030 비전'을 필두로 네옴(미래형 신도시), 키디야(엔터테인먼트 단지), 로신(주택공급), 디리야(유적지 개발) 등 여러 '기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네옴만 하더라도 총사업비가 5000억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사우디는 원유 수출로 부국(富國)이 됐지만 탄소 에너지 고갈에 대비해 제조업 기반 산업 생태계를 시급히 조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세계 최빈국에서 단기간에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제조업 국가로 발돋움한 한국이 사우디로서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번에 현대차와 사우디국부펀드(PIF)가 현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한 것에 사우디가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우디로서는 자국에 절실한 제조업 생산 시설을 확보하게 됐다.

반대로 한국은 현재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수출 증대를 위해 신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윤 대통령이 사우디로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도 사우디에서 기술 협력 및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제2의 중동붐'을 일으켜 보겠다는 전략에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사우디 현지 언론 브리핑에서 "대외 경제 여건과 복합위기 역시 새로운 중동 붐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한국과 기존 건설·인프라, 국방·방산에 더해 정보기술(IT), 탈탄소, 친환경 건설, 재생에너지 등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현지 진출길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넓어졌다.

또 사우디는 복잡한 중동 정세로 방위력 증강에 나서고 있어 방산 수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최적인 협력 파트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가운데 이번 공동성명은 윤 대통령에게 정상외교를 통한 성과를 구체화하는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통한 '세일즈 외교'를 두고 한편에서는 구속력 없는 MOU로 성과를 과대포장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 간에 체결된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 계약 및 양해각서(MOU) 51건(계약 8건·MOU 43건)을 공동성명이 뒷받침하게 됐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와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중심으로 양국이 달성한 계약, MOU 등 경제협력 성과 이행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퀸 김정현 기자] 사진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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