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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입 2위국 사우디와 국방·방산 협력 ... 'K-방산' 수출 계약 막바지 
무기수입 2위국 사우디와 국방·방산 협력 ... 'K-방산' 수출 계약 막바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10.24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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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빈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이 막바지 협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산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의 경우 방산기업들이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어 사우디 수출을 계기로 중동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 성명에서 "국방 및 안보 분야에서 양측은 양국 공통의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과 조정을 증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사우디를 국빈방문했고, 24~25일은 카타르를 국빈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23일)에는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국방장관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하고 한-사우디 국방·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칼리드 장관은 "결실 단계에 접어든 한-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과 차세대 방산 협력을 함께 하길 희망한다"면서 기술 협력과 공동 생산까지 함께하는 포괄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의 국방개혁 성공과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희망한다"면서 "군사교육, 연합훈련, 부대 방문과 인적 교류 등 양국 간 다양한 국방 분야 협력을 통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심화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양국의 방산 분야 협력은 실질적인 수출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2일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사우디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방산 수출시장 외연을 확장해나가겠다"면서도 사우디 측이 민감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무기 체계와 수량을 거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에 대한 대규모 무기수출 계약은 지난해 폴란드 무기수출 이상의 파급력이 예상된다. 사우디의 무기 수입 규모는 폴란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8~2022년 세계 무기 수입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사우디는 1위 인도(11%)에 이어 2위(9.6%)에 올랐다. 또 2021년 기준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방위산업 시장으로 집계됐으며,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9.8%를 방위비에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사우디의 방산시장은 거대하지만 SIPRI에 따르면 사우디는 무기류의 80%를 미국에서 수입해오고 있어 보잉,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등 미국 글로벌 방산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우디 수출은 계약 금액보다도 세계적인 방산 시장에 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의 맹주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함께 중동 지역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다른 중동 시장 진출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가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천궁Ⅱ(M-SAM2)의 경우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4조원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천궁은 적의 공중 공격으로부터 국가 주요 시설을 지키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로 로켓 공습 등이 잦은 중동 지역에서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UAE에 이어 사우디까지 천궁Ⅱ를 도입한다면 중동 지역에서 존재감이 높아질 수 있다. 

사우디가 향후 국내 기업들의 중동시장 진출 거점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경우 지난해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수출계약을 체결한 폴란드에 올해 상반기 유럽법인을 신설하고 적극적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중동 지역에는 사무소만 두고 있고 현지 법인은 없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무기체계를 도입하면 보통 30~40년 운용하게 되고 성능 개선 등을 하면 장기적으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수출이 논의되는 단계에서 중동시장 거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라고 했다.

 

[퀸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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