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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숲, 덕유산·지리산 감소, 한라산 소폭 증가”
“구상나무 숲, 덕유산·지리산 감소, 한라산 소폭 증가”
  • 지현애 기자
  • 승인 2023.10.26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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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이상돈 교수팀 “지역별 기후와 환경적 영향 고려해 서식지별 보전 전략 세워야”
이화여대 이상돈 교수(좌)와 말라 죽은 한라산국립공원 구상나무. 

 

지구 온난화로 서식지가 줄고 있는 한국 고유종 구상나무 숲을 보전하기 위해 국내 국립공원별로 차별화된 보전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팀이 제안했다. 

국내 대표 고산식물 중 하나인 구상나무는 신생대 3기부터 수백만 년 동안 우리나라에 적응한 고유 수종으로, 영어 이름 ‘코리안 퍼르(Korean Fir)’와 학명(Abies koreana)에서도 한국 태생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수형이 좋아 북미와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많이 활용되며 최근에는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나무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해발고도 1천m 안팎의 국립공원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지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39% 이상, 전국적으로는 33%가 쇠퇴한 것으로 보고됐다.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적설량이 줄어 봄에 눈이 녹을 때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이 감소하면서 구상나무 생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이화여대 환경공학전공 이상돈 교수팀은 구상나무의 대표 자생지인 덕유산·지리산·한라산 국립공원 3곳을 대상으로 2030년과 2060년, 2090년의 구상나무 잠재 서식지 분포와 현재 시점의 구상나무 잠재 서식지 분포를 비교해 서식지 증감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덕유산과 지리산국립공원의 구상나무 잠재 서식지는 아고산지대의 기온 증가와 강수량 감소에 따라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한라산국립공원의 구상나무 잠재 서식지는 미래에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지역별 구상나무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수와 환경적 영향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종의 효과적인 보전과 향후 복원을 위해서는 서식지별 보전 전략을 분류하는 것이 필요함을 제언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구상나무 서식지 보전을 위한 국립공원 관리방안(Management plans for Korean national parks to conserve the habitat of the Korean fir, Abies koreana)’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생태학 분야 SCI급 저명 학술지인 ‘생물 보전(Biological Conservation)’에 10월 19일(목) 자로 게재했다. 이상돈 교수가 지도한 이번 연구는 이화여대 생태복원공학연구실 소속 김민경 연구교수와 정아미, 이예인, 구슬기 대학원생이 참여한 가운데 국립공원연구원-기후변화연구센터와의 공동 연구로 수행됐다. 

이상돈 교수는 “한반도 고유종이자 기후변화 지표종인 구상나무가 최근 빠르게 고사하여 보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의 보전방안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논문으로서 향후 구상나무 숲 보전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지현애 기자 사진 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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