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나똑똑 님은 종전보다 급여명세서를 살펴보는 일이 늘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하는 생각과 함께, 급여가 발생하면 어떤 세금이 붙고 공제되는 금액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 자체가 나름 흥미로웠던 것이죠.
이중, 지난 번에 살펴본 ‘근로소득간이세액계산표'를 보면서 ‘앞으로 내가 연봉이 올라가면 이렇게 세금을 내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림 1) 월 급여액 3백 만원일 때 납부하는 세금, 국세청 근로소득간이세액표
(그림 1)은 국세청 홈택스 중 ‘간이세액계산표'에서 조회한 화면입니다. 예를 들어 급여가 3백만원일 때 납부하는 세금은 약 8만1천 원 정도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미 지난 시간에 살펴본 것처럼 여기에 각종 보험료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위 화면은 이중에서 세금에
대한 부분만 간략하게 계산한 것이죠. 그래서 간이세액표라 합니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당연히 급여가 올라가는 걸 원하겠죠? ‘월급이 지금보다 딱 두 배, 아니 세 배만 되면 원이 없겠다!’라고 생각한 나똑똑 님은 월 급여액 숫자를 살짝 올려봅니다. 뭐 어떤가요? 앞으로 급여가 올랐을 때를 즐겁게 상상하면서 예상해 보는 건데 말이죠. 그리고는 그 결과를 보고 아주 깜짝 놀랍니다!
(그림 2) 월 급여액 9백 만원일 때 납부하는 세금, 국세청 근로소득간이세액표
‘아니, 월급이 세 배가 되면 당연히 세금도 세 배 정도만 올라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이렇게 세금이 많이 붙을 수 있지?’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월 급여액 3백만원일 때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한 금액이 약 8만1천원에 불과했지만, 월 급여가 9백만원이 되면 해당 금액은 약 131만원으로 급격히 치솟게 됩니다.
물론 이 값은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값입니다. 게다가 추후 연말정산 파트에서 살펴보겠지만 공제대상 가족 수 등에 따라 그 결과는 모두 다를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요? 이건 현행 소득세법 과세체계가 ‘초과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3) 과세표준과 기본세율, 국세청
자, 조금 어려운 용어가 나오는데요, 여기에서 ‘과세표준'이란, 나똑똑님과 같은 직장인이 받은 급여에서 각종 공제금액 등을 차감해서 세금을 계산하기 편하도록 만든, 일종의 ‘표준 사이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든 세금은 이렇게 과세표준을 구해야 하고 여기에 각각 적용하는 세율을 적용하면 납부해야 할 세금(세액이라고 합니다)이 나옵니다. 이때 중요한 점이 바로 적용되는 과세표준 크기가 올라갈수록 적용되는 세율도 올라가는데, 이걸 ‘초과 누진세율'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가령 (그림 3)에서 과세표준이 3천6백만원이라면(월 3백만원 가정), 세율 적용 후 금액은 84만원 +(1,400만원 초과금액의 15%)=414만원이 됩니다.
만약 월 9백만원을 받고 과세표준이 1억8백만원이라면(실제로는 이렇게 되지 않지만 편의상 가정), 1,536만원+(8,800만원 초과금액의 35%)=2,236만원이 됩니다.
딱 봐도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3배가 넘는다는 걸 아시겠죠? 이렇듯 현행 소득세법은 초과 누진세율을 도입함으로써 고소득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소득이 높은 자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부의 지나친 집중을 막고, 이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공평과세를 구현하고자 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나똑똑'님은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요? ‘그래, 그냥 월급 3백 만원 받고 적당히 다니자.' 아니면, ‘아냐, 그래도 나는 세금을 더 내더라도 월급 9백만원을 받을 거야.’라는 생각을 할까요? 이왕이면 세금을 더 내더라도 후자를 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세금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걸 공부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나똑똑 님도 같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본인 소득도 더 높여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세금 역시 더 많이 낸다면 이를 통해 본인이 속한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 나똑똑 님. 그건 바로 (그림 1)와 (그림 2)에서 확인한 ‘80% 선택', ‘100% 선택', 그리고 ‘120% 선택' 이라는 문구입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이에 대해서는 ‘13월의 월급'이라고 하는 ‘연말정산'에 대해 아셔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제네시스박 사진 픽사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