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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대출 비중 90% 넘어 ... 시장금리 상승에 '이자지옥' 지속
'고정금리' 대출 비중 90% 넘어 ... 시장금리 상승에 '이자지옥' 지속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11.0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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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한국은행도 이달 말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기에 유리한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대출자 비중이 90%를 넘었다. 고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이자 지옥'이 끝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지난 9월 판매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평균 91.2%로 전달 대비 3%포인트(p)가량 올랐다. 지난 6월 이후 3달째 상승세다.

고정금리 주담대 선택 비중은 지난 4월 이후 6월까지 줄다가 이후부터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83.1%까지 떨어졌던 비중은 이후 7월 85.7%, 8월 88.12%로 집계됐다. 금리상승기에는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고정금리 대출 상품 수요가 늘어난다.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하는 차주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한은이 실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도 지난 8월 금리수준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는 118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돈다는 것은 '6개월 뒤 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보다 많다라는 의미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월 이후 6차례 기준금리(3.5%)를 동결하고 있음에도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다.

은행들이 주담대 준거금리로 삼고 있는 은행채 5년물(AAA등급)을 보면 지난 1월13일 평균 4.133%에서 지난달 말에는 4.810%까지 치솟았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을 결정해 금통위도 오는 30일 7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시장에서는 대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연준도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긴축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높은 고정금리 선택 비중에는 은행들의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매월 이자 부담에 치이는 차주와 달리 은행들은 분기에서 1~2년 후 금리 추이를 판단해 자금 조달과 판매 금리 책정에 나선다. 당장은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지만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서 변동금리가 유리해지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고정금리를 늘리는 전략을 편다는 것이다. 

실제 A은행의 10월 마지막주 금리를 보면 고정(5년 고정 후 변동)금리 주담대 상품 금리는 연 4.39~5.79%로 변동금리 상품의 연 4.58~5.98%(신규코픽스 기준)보다 금리 상·하단 모두 낮게 책정돼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고정금리 상품은 역마진으로 판매하는 상태로 해당 차주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이 있다"며 "최소 1년 이상을 바라보는 판매 전략인 만큼 당장에는 손실이더라도 내년 하반기 이후 금리 상황에서는 고정금리가 판매 확대가 유리하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조절을 위해 연내 변동금리 상품에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정책 영향으로도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기 등의 수요를 억제하려는 정책 방향"이라며 "고금리 시기에도 실거주를 위한 주택 구매에 나서는 차주가 있을 수 있는 이들에게는 선별적 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퀸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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