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서 'N수생' 비율이 급증하면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고등학교의 대학 진학률은 전년보다 0.5%p 떨어진 72.8%로 집계됐다.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생 42만9910명 가운데 31만3012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취업자(2만4678명)와 입대자(2434명)를 제외한 '기타' 인원은 8만9786명(20.9%)이다. 종로학원은 이 인원을 대체로 재수생이라고 추정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8만9786명은 2024학년도 수능에 지원한 졸업생 지원자(15만9742명) 가운데 56.2%를 차지한다"며 "나머지 인원은 3수 이상의 N수생이거나 반수생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간 대학 진학률은 주로 특성화고의 운영 방침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 특성화고에서 취업보다 진학을 중시하는 시기에는 전체적인 대학 진학률도 함께 오르고, 진학보다 취업을 중시하는 시기에는 진학률이 낮아지는 식이다. 그에 따라 특성화고 대학 진학률이 2020년 44.8%, 2021년 47.8%로 상승하던 당시에는 전체 대학 진학률도 72.5%, 73.7%로 덩달아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소 양상이 달라졌다. 특성화고의 대학 진학률이 2021년 47.8%에서 2022년 48.3%, 2023년 50.6%로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도 전체 대학 진학률은 73.7%, 73.3%, 72.8%로 감소했다. 이는 N수생 급증의 여파로 해석된다. 대입에 재도전하는 N수생이 늘면서 고등학교 재학생들이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능 지원자 중 졸업생 비율이 2022학년도 26.4%에서 2023학년도 28.0%로 오르는 동안 2022년 대학 진학률은 73.3%에서 2023년 72.8%로 떨어졌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이 많은 지역·고등학교일수록 대학 진학률은 더 낮게 나타났다. 이 역시 늘어난 N수생으로 인해 재학생들이 밀려나면서 원하는 대학에 더 많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올해 대학 진학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로 59.5%로 집계됐다. 서울 중에서도 이른바 '강남 8학군'으로 알려진 강남구와 서초구의 일반계고 대학진학률은 각각 50.3%, 54.6%로 가장 낮았다. 고교 유형별로는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진학률이 55.9%로 가장 낮았고 자율형사립고·자율형공립고 67.3%, 일반고 78.4% 순이었다.
오 이사는 "교육열이 높은 지역·고교의 수험생들은 선호도 높은 대학을 들어가려고 하는데 N수생이 많다 보니 특히 정시에서 많이 밀려난다"며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재수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현애 기자 사진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