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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의대의 눈물..."환자도, 배울 교수도 없다"
지방 의대의 눈물..."환자도, 배울 교수도 없다"
  • 지현애 기자
  • 승인 2023.11.08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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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가모집 지방의대 4곳 중 3곳이 '미니의대'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지방의대 4곳이 2023학년도 입시에서 수시와 정시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추가모집에 나섰다. 

이같은 소식에 지방 의대 한 교수는 "지방 큰병원에 가르칠 교수도 없고, 환자도 안 와요. 이걸 그 머리 좋은 애들이 모르겠어요? 졸업하고 수련을 받아야 하는데 배울 환경이 안 되는데 누가 갑니까. 수도권 생활을 버리고 내려갈 만큼 메리트가 있느냐는 얘기죠."고 말했다. 

그는 "의대를 정말 가고 싶지만 성적이 안 맞아 지방 의대에 가더라도 다 중간에 그만두고 다시 수도권으로 올라온다는 분석도 있지 않느냐"며 "지금 지방의 대학병원들 상황을 보면 나 같아도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한탄했다.

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의학계열 대학의 추가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을 한 곳은 의대가 △가톨릭관동대 △단국대 천안캠퍼스 △경상대 △동국대 WISE캠퍼스 등 4곳, 치과대가 △조선대 △경북대 등 2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지방에 있는 대학들이다.

추가 모집은 수시와 수능이 다 끝난 후 정시로도 대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을 때 진행하는데, '의대 열풍' 속에서도 지방에 있는 의대들이 학생을 구하지 못해 추가모집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이런 상황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는 6곳, 정시는 3곳에 대학 원서를 넣을 수 있는데, 미달이 발생한다는 건 여러 의대를 동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빠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의대 정원이 늘면 지방의대 추가모집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방에 있는 의대와 병원들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급감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미니 의대'가 대부분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의 의대는 40개로 입학 정원이 80명 미만인 곳은 23개, 50명 미만인 '미니 의대'는 17곳이다. 이 '미니 의대' 중 14곳이 지방에 있다. 

의대 한 교수는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도 아니고, 지금도 대구에서 서울대병원 문앞까지 가는 데 2시간 10분이면 가니 지방 환자들이 모두 서울로 진료를 보러 간다"며 "지방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가 없는데 지방대 정원을 늘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말했다.

 

지현애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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