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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동행]‘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11.1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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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오늘(11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11화에서는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편이 방송된다.

√ 여관살이 중인 애은이와 창수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그리 멀지도 않은데 이란성 쌍둥이 애은이(9)와 창수(9)는 늘 함께다. 가위바위보도 하고 구구단 놀이도 하다 보면 금세 집까지 도착하는 애은이와 창수. 세상 둘도 없는 단짝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놀이를 하다 보면 무서움을 금방 잊어버릴 수 있단다. 원래는 삼 남매가 늘 함께였지만 얼마 전부터 첫째가 사춘기를 겪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늘 둘이 꼭 붙어 다닌다. 그렇게 무서움을 이겨내며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방 한 칸짜리 작고 낡은 여관방. 이곳이 바로 창수네 식구가 9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보금자리다. 방에 도착해서 애은이와 창수가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방문을 잠그는 일. 낯선 어른들이 수시로 지나다녀 부모님이 안 계실 때는 문을 꼭 잠그고 있는 게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살림집이 아니다 보니 여관살이의 불편함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변변한 수납장도 하나 없고, 조리기구도 꼭 필요한 밥통과 냄비, 급하게 마련한 전기레인지 등이 전부다. 요리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대부분의 요리와 설거지를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빨래는 장기 투숙객들을 위해 층마다 마련된 세탁기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늘 밝은 미소로 퇴근하는 엄마와 아빠를 맞이하는 쌍둥이들이다. 

[동행]‘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 다섯 식구가 여관방에 살게 된 이유

  어쩌다 다섯 식구는 낡고 위험한 여관에서 생활하게 된 걸까. 20년 넘게 인터넷 개통 및 수리하는 일을 했던 아빠 영일(56) 씨. 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베트남에 살고 있던 엄마를 만나 세 남매를 낳고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책임져야 할 가족이 늘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어 잘살아 보겠다는 마음으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아빠. 그러나 사업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고 무리해서 일을 벌인 탓에 빚은 점점 늘어갔다. 급기야 빚이 점점 쌓여 공과금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고 집마저 경매로 넘어가고 말았는데. 그렇게 한순간에 쫓기듯 지금의 여관방으로 오게 되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다행히 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는데. 여관 주인은 부모님이 안 계실 때면 틈틈이 들러 아이들을 챙겨주는가 하면 또 다른 지인은 엄마와 아빠가 양봉장에서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자리를 내 주기도 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지금의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아빠. 새로 시작한 양봉 일도 열심히 배우고, 시간 날 때마다 품삯 일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는 있지만 눈덩이처럼 늘어난 빚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동행]‘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 아빠의 걱정과 아이들의 소원

  주변의 도움으로 당장의 어려움은 해결했지만, 언제까지 아이들을 여관방에서 지내게 할 수는 없는데. 게다가 날이 쌀쌀해지면서 요즘 아빠는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여관방에서 보낸 계절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필요한 것도 점점 늘어 가는데 요즘은 특히나 아이들의 겨울옷이 제일 걱정이다.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겨울옷을 사줘야 할 텐데 점점 짧아지는 낮의 시간만큼 아빠의 마음은 급해져만 간다. 그런 아빠의 걱정을 잘 알기에 애은이와 창수는 오히려 아빠를 더 걱정하고 괜찮다는 말로 아빠의 마음까지 살핀다. 게다가 남들처럼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주며 열심히 공부해 척척 백 점을 받아온다는데.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잘 버텨주고 있는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바로 다섯 식구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 생기는 것이다. 오늘도 소원을 담아 모래로 두꺼비집을 짓는 애은이와 창수. 노래를 부르며 예쁜 모래집을 두꺼비에게 지어주면 쌍둥이의 바람처럼 두꺼비가 새 집을 가져다줄 날이 올 수 있을까.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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