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결정되며 기업결합의 큰 고비를 넘긴 대한항공이 여객 노선에서도 합병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기업결합 과정에서 일부 여객 노선을 확보해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어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제출한 시정조치안에는 여객 부문에서 EU 4개 중복노선에 대한 국내 항공사의 진입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이 담겨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자료에 따르면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노선에서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최소 69% 이상이다. EU 경쟁당국은 독점 가능성을 지적했고 대한항공은 운수권과 슬롯을 티웨이항공에 넘겨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계획을 세웠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은 그간 목표로 삼았던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도약할 기회를 잡게 됐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저렴한 가격으로 대형항공사(FSC)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꿈꿨으나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후발주자인 에어프레미아에 하이브리드 항공사 명함을 내줘야 했다.
특히 러시아 전쟁으로 경로가 제한돼 운항시간이 늘어난 것은 티웨이항공에 치명적이었다. 2022년에 확보한 A330-300 3대는 대형기지만 항속거리가 9500㎞로 대형기치고는 짧은 편이어서 장거리 노선에 우회항로까지 감당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2020년 LCC 중 처음으로 확보한 크로아티아 노선도 취항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럼에도 티웨이항공의 이 같은 노력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과 맞물리며 빛을 보게 됐다. 국내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을 대체할 항공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항공사에 가장 가깝고 운항 의지가 분명한 티웨이항공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현애 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