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시장흑백사진관 김도형 사진작가 첫번째 에세이집 '망원경을 가지고 싶어한 아이' 온라인 연재
그 당시 집배원 아저씨는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다녔다.
면 소재지 당동을 출발하여 송산리를 거쳐 가려리로 왔다.
점심은 꼭 우리 가게의 목로에서 먹었다.
아직 올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저씨를 볼때마다 서울서 물건온 것이 없냐고 물었다.
드디어 망원경이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고급이었다.
4단짜리 였고 뽑으면 길이가 1미터 가량 되었다.
배율이 얼마나 높은지 먼 곳의 풍경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 했다.
망원경의 이름인 '크레이터'의 뜻을 떠올리며 달을 보려고 밤을 기다렸다.
천체 망원경 처럼 삼각대로 고정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담벼락에 망원경을 기대야만 달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달을 본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달에는 많은 홈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우주의 운석이 날아와 충돌해서 만들어진 크레이터 였다.
렌즈 몇 개의 조합으로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보여준 광학의 능력이 놀라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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