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05:40 (월)
 실시간뉴스
[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12.09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오늘(9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36화에서는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편이 방송된다.

[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는 커다란 힘이 있다. 

그렇기에 부모들에게는 그 어떤 화려한 문장보다도 아이들의 존재 자체만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아픈 할머니와 엄마 걱정이 먼저인 아이들이 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희망을 꿈꾸는 작은 거인들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 성학아, 미안해

  길을 가다 마주치는 동네 사람들에게 무조건 인사부터 건네는 성학이(9)는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당발이다. 마트 직원과도 친하게 지낼 정도로 넉살 좋고 씩씩한 성격의 성학이가 제일 좋아하고 또 걱정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할머니. 성학인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할머니를 찾을 뿐 아니라 식사를 할 때도 할머니를 먼저 챙기고 할머니 표정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정도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할머니라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얘기하는 성학이. 성학이가 이렇게 할머니 바라기가 된 데에는 사실 가슴 아픈 이유가 있다. 성학이를 낳자마자 그대로 집을 나간 엄마와 성학이를 홀로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았던 아빠. 그런 부모님을 대신해 어린 성학이를 지금까지 키워온 건 할머니(69)였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갓난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던 할머닌 월셋집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오다 지난 2월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늘 가장 큰 문제였던 이사 고민은 덜었지만, 그동안의 이사 비용과 보증금을 채우기 위한 대출금 등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수급비만으로는 생활비와 빚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보니 틈날 때면 아픈 몸을 이끌고 주택가 주변을 돌며 폐지를 줍는 할머니. 그러나 당뇨와 혈압에 무릎 관절까지,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으니 걷다가도 주저앉기를 여러 번이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를 일으켜주는 것은 다름 아닌 손자 성학이. 폐지라도 주우러 나설 때면 꼭 따라 나와 폐지와 공병들을 모으며 손을 보탠다. 할머니는 성학이가 그저 다른 아이들처럼 아무 걱정 없이 평범하게 자랐으면 좋겠건만. 할머니 말이라면 절대 어기는 법이 없는 성학이도 할머니와 함께 폐지를 줍지 말라는 할머니의 말만큼은 어쩐 일인지 듣지를 않는다. 오늘도 기꺼이 할머니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성학이를 보며 할머니는 조금 더 힘을 내보겠노라 다짐해 본다.  

[동행]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사랑해, 유니티

  요즘 유니티(10)의 가장 큰 고민은 엄마의 식사. 평범한 10살 초등학생이 이런 고민을 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유니티의 눈에 비친 엄마 에스더(44) 씨는 늘 아픈 사람. 그런 엄마를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유니티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영상을 보고 엄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재료들로 음식을 만드는가 하면, 쉬는 시간엔 제일 먼저 급식실로 달려가 오늘의 급식 메뉴를 확인하는데. 혼자 있으면 엄마가 자주 끼니를 거르는 걸 알기에 이렇게라도 엄마의 식사를 챙기기 위해서다. 작년 3월, 만성골수백혈병 진단을 받은 에스더 씨. 그러나 걱정하는 유니티의 마음이 안쓰러워 엄마는 본인의 병에 대해 유니티에게 제대로 얘기할 수 없었다. 엄마 에스더 씨는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탈북자다. 북한에서 굶어 죽을 지경에까지 이르자 집을 나와 노숙 생활을 시작했던 엄마. 그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에서 공안의 눈을 피해 살다가 한 목사님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엄마는 유니티 아빠를 만났고, 이후 유니티를 낳은 후 아빠와의 헤어지게 되었는데.  이후 홀로 유니티를 키우기 위해 일용직 현장 일부터 부업, 전자 공장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엄마는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백혈병을 진단받은 이후로 조금만 무리를 하면 두통이 오고 눈이 충혈되는 등의 이상 반응이 있어 전처럼 일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렇지만 유니티를 위해서라도 틈틈이 부업을 하며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용감하다’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유니티. 엄마 또한 이런 유니티를 위해 하루하루 씩씩하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