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0:45 (토)
 실시간뉴스
2시간에 20억, 쇼호스트 서아랑 파트너는 ... 홈쇼핑 최초 '인공지능'(AI) 아쇼라 
2시간에 20억, 쇼호스트 서아랑 파트너는 ... 홈쇼핑 최초 '인공지능'(AI) 아쇼라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12.18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쇼호스트 서아랑이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홈쇼핑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2.13
쇼호스트 서아랑이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홈쇼핑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2.13

바쁜 쇼호스트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홈쇼핑 최초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했다. 현대홈쇼핑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8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하는 쇼호스트 서아랑과 '아쇼라'(서아랑의 쇼핑라이브)가 주인공이다.

아쇼라에서는 쇼호스트를 본뜬 실시간 3D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놓는다. 시청자가 '방송톡'으로 "청바지랑 어울리나요?"와 같은 질문을 남기면 즉시 상품과 청바지를 같이 입은 모습을 보여준다.

보통 사람 쇼호스트 2명이 진행하는 일반 패션 방송과 달리 아쇼라는 서아랑 쇼호스트와 3D 캐릭터 '랑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고도의 이미지 생성 AI 기술이 적용된 '랑이'는 멘트에 어울리는 제스처와 표정, 입 모양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낼 수 있다.

방송 반응도 뜨겁다. 지난 8월 시작한 아쇼라 운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방송 1회당 평균 주문액이 20억원을 넘겼다. 같은 시간대 진행한 패션 특집 방송 주문액이 약 1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의 결과다. 그간 홈쇼핑에서 해왔던 수요일 같은 시간 대비 7배 정도 시청률이 늘었다.

13일 오후 생방송을 끝내고 '뉴스1'과 만난 서아랑 쇼호스트는 "'손님은 왕이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안내하면 고객이 쌓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이 와 신기하고 재밌다"며 "'홈쇼핑에서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쇼라는 상담전화가 많아지는 10분에 랑이를 투입한다. 고객이 주로 궁금해하는 부분을 랑이가 대신 질문해 주고 쇼호스트가 답변하며 멘트를 주고받는 연출로 시청자의 주목도를 끌어올린다.

방송 둔화기인 20분에는 '3D 착장샷' 코너를 운영하다. 1분에 최대 20벌까지 착장샷을 보여주면서 일상에서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링을 알려줘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인 착용법 고민을 해소해 준다.

그는 "지난주에는 작년 재고들을 프로그램에 녹여서 2시간동안 21가지의 제품을 판매했는데 시스템이 다운될 정도로 완판됐다"며 "시청자 연령대도 5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전후로 많이 내려갔다"고 설명헀다.

AI '랑이'와 호흡을 맞춘 지도 약 4개월째. 그는 "처음에는 실수도 잦았다"며 "랑이가 나오라고 할 때는 안 나오고, 다른 질문을 할 때도 있고…. 이런 게 생방송의 묘미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요청 스타일링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3D 착장샷'으로 인해 채팅으로 착용법 등 질문을 남기는 '방송톡' 건수도 매 방송 1만개를 훌쩍 넘어섰다. 기존 방송 평균 방송톡 수 대비 10배 수준으로 올해 진행한 고정 프로그램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주말 프라임 타임보다 평일 아침 채팅량이 높은 건 이례적이라는 게 현대홈쇼핑 측의 설명이다.

서아랑 쇼호스트는 "예전에 홈쇼핑하면 피곤하고 소음이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는 채널이었다면, 어떤 고객분들은 라디오처럼 틀어놓는 분들도 계시다"며 "저 역시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교감하고 최대한 솔직하게 방송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서아랑 쇼호스트는 2007년 우연한 기회에 홈쇼핑 일을 시작하면서 GS홈쇼핑, CJ온스타일을 거친 베테랑 쇼호스트다.

그가 '아쇼라'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프로그램 발전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상표권과 이름에 대한 권한이 홈쇼핑에 귀속돼 있다 보니 CJ온스타일을 나와 '아쇼라'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 현대홈쇼핑과는 B2B(기업간 거래) 계약을 따냈다.

그사이 홈쇼핑 업계도 달라졌다. 현재 홈쇼핑 채널 숫자만 7개. 티커머스 5개 업체까지 포함하면 총 12개 업체가 경쟁 중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온라인쇼핑이 급성장하면서 홈쇼핑의 자리를 넘보기 시작했다. TV홈쇼핑은 시장이 점차 좁아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쇼호스트 자리에도 위기감이 생길 법한데, 오히려 서아랑 쇼호스트는 "한 번도 홈쇼핑 업계가 위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방송이 재밌어지고 볼만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소비자들이 찾아온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홈쇼핑도 찾아가기 싸움이 됐다.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어떠한 각도로 만들어내느냐가 문제며 그래서 더 노력해야 한다"며 "AI기술도 도입하고 예능을 넣어 고객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진행하는 요소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서아랑 쇼호스트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무엇보다 '독서'의 중요성을 꼽았다. 그는 "생방송 중 애드리브를 하는데 스스로 너무 모자람을 느꼈다.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는 중 처음엔 잡지와 신문을 보다가 신간 베스트셀러를 모두 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독은 '필사노트'로 이어졌다. 그는 "필사노트를 꽤 많이 갖고 있다. 중요한 부분을 책을 베껴쓴다. 정말 시간이 지나니까 쌓이더라. 책에 많이 의존한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끝으로 서아랑 쇼호스트는 최근 선물받은 책 한 권을 소개했다. 화가 김환기가 소울메이트 김향안에게 보낸 편지 그림을 담은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라는 책이다.

그는 "책을 선물 받았는데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며 "겨울에 적당한 낭만도 있으며, 삶의 여유가 느껴지고 그림들이 좋다. 어젯밤에 다 읽었는데 주변에 선물하기 좋다"고 강력 추천했다.

 

[퀸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