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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준석이 쏘아 올린 ‘신당 창당’...요동치는 여야 4·10 총선 구도
이낙연·이준석이 쏘아 올린 ‘신당 창당’...요동치는 여야 4·10 총선 구도
  • 오수연
  • 승인 2023.12.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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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이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집권 여당 대표로 선출된 지 9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여당은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 출범이 불가피해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해 초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야당의 분열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일찌감치 신당창당을 공언하며 여권을 흔들고 있는 중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직 여당 대표의 사퇴와 전직 야당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이 동시 다발적으로 맞물리면서 정치권이 급속히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퀸 1월호)

여당 비대위원장 누구냐…총선 사활 걸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 이후 내년 4월 총선을 ‘1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치르기로 결정한 여당에서 누가 새 수장이 될지 주목된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과의 교감 필요성을 고려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주로 거론됐다.

당 대표 권한대행인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 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총선 승리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하는데 실력을 갖춘 분, 그런 기준으로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선임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인 위원장과 한 장관 외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이름도 나왔다. 김 대표와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2선 후퇴를 이끈 인 위원장은 ‘혁신의 완성’을 위해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참신함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본다”고 했다.

돌발 언행, 정치 경험 부족 등 인 위원장의 단점은 안정감 있는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을 이끌며 보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관위원장에는 안대희 전 대법관, 김무성 전 대표, 이양희 전 윤리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한동훈 장관은 12월 21일 여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한동훈 장관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다만 당내 주류 사이에서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 측근이 ‘혁신 여당의 새 얼굴’로 마땅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두 차례 당 회의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이름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한 친윤 색채와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 요소지만,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나경원 전 의원도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했지만 그는 이날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합동 북콘서트에서 “존재감 있는 분이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여권의 정치 작동 시스템에 변화가 있어야 비대위원장도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정관계 재정립 같은 것이 전제돼야 비대위 구성이라든지 당 지도체제 확립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신당’ 공식화…당 분열 가속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에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표 사당화’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내 제1당을 목표로 여타 제3지대와의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창당 진행 단계에 대해 “실무 작업 초기 단계”라며 “새해 초에 새 희망과 함께 말씀드리겠다”고 창당 발표 시점을 명시했다.

이낙연 대표 신당창당 행보와 맞물려 당내 일부 비명계(혁신계) 의원들도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당내 모임 ‘원칙과상식’은 지난 10일 대규모 토론회를 열고 탈당·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김종민 의원은 “올해 연말까지 민주당이 신당이 되는 길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추후 방향에 대해) 여러분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탈당파’와 손잡을 듯

이낙연 전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과의 연대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탈당파’와 연대해 신당의 ‘세력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의 사퇴 요구 등을 거부할 경우 신당 참여 인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과도 만났다. 이 전 대표의 이념 성향이나 정치적 배경을 감안하면 민주당 탈당파가 ‘이낙연 신당’의 중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표는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과도 만났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도 회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연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낙연 신당이 폭넓은 연대 가능성을 보이는 가운데 향후 세력 확대 여부는 민주당 내부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원칙과 상식’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이낙연 신당에 참여할 경우 민주당이 ‘탈당’이 아닌 ‘분당’ 사태를 경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칙과 상식’ 소속 4명(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2월 말을 시한으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상태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들의 ‘단체 행동’은 이낙연 신당 합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은 대표적인 친낙(친이낙연)계 인사다.

친낙계는 이낙연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친낙계인 신경민 전 의원은 “양당 정치에서 신물이 나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 “이런 분들이 30% 정도는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이낙연 사쿠라’ 총공세

당내 친명(친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반격도 만만치 않다.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독재의 공작정치에 협력하는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쿠라는 벚꽃의 일본어로, 정치권에선 야합 또는 변절한 정치인을 가리키는 속어로 쓰인다.

친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논평을 내고 “이 전 대표는 당원들이 뽑은 대표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신당 창당을 운운한다. 부끄러운 생각”이라며 “약속대로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당내 분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에 비명(비이재명), 친낙(친이낙연)계 의원들의 우려도 나온다. 신당 성공의 조건인 확실한 지역 기반과 참신한 인물 영입 등의 필수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신당창당을 공식화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의원 다수가 17일 이 전 대표의 창당을 만류하는 취지의 연서명에 참여했다. 서명을 받은 지 사흘 만에 80여 명의 의원들이 서명서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득구, 강준현,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의원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만류하는 취지의 연서명을 받기 시작했고 사흘 만에 80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류 성명서에는 “이 전 대표를 키워준 민주당이다. 분열은 필패”라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해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 이 전 대표의 창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직까지 이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전현직 인사들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친낙계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발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3선 이계호·초선 이병훈 의원 등은 “지금은 민주당 중심으로 뭉쳐야 할 때”라며 신당 창당론에 거리를 두고 있다.

 

 

흔들리는 이준석 신당 출범

국민의힘이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의 퇴장으로 쇄신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이준석 신당’의 동력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층 표심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지지층 확장에 성공할 경우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 공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피력 중이다. 이 전 대표는 14일 MBN 인터뷰에서 “제가 27일에 만약에 결심하게 되면 국민들한테 당을 나오는 시기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며 “신당에 대한 물리적인 절차 같은 경우에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고 지금 예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꾸리고 창준위가 당원을 모아 그다음에 시·도당을 창당하고 그다음에 중앙당을 창당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27일을 국민의힘 탈당 시한으로 밝혀 왔는데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향후 국민의힘의 쇄신 성과에 따라 이 전 대표의 구상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현 여권을 비판하며 신당 창당의 명분을 세우고 있는 만큼 여당의 쇄신이 호평을 받는다면 동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김기현 전 대표, 장제원 의원이 일단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신당 창당의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 것 아닌가”라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다.

하지만 당내 쇄신 움직임이 탄력을 받지 않을 경우 ‘이준석 신당’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가 주로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해온 만큼 비대위 체제에서도 수직적 당정관계가 유지될 경우 신당의 명분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 또한 있다.

주목받는 이낙연-이준석 연대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이 유력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배를 탈 가능성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주류에서 비주류로 바뀐 처지지만, 대권주자로 꼽히는 데다 영남과 호남에서 지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면 내년 총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지만 여야 텃밭인 영·호남에서 이들의 활동공간이 그리 넓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부 상황이 신당 창당의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내 개혁을 외치는 이준석 전 대표와 ‘이재명 사당화’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정당 민주주의’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자신들이 속한 정당의 비주류를 세력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두 사람은 영남과 호남에서 지분이 있는 만큼 ‘중도 빅텐트’ 전략 아래서 뭉친다면 현재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세력을 구축한다는 전제하에, 충분히 국민들을 설득할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두 사람의 연대에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지역에 기반한 거대 양당 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화학적 결합도 총선이 다가올수록 희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권주자로서 인지도는 있지만 현재의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국갤럽의 12월 1주 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3%, 이준석 전 대표는 2%에 그쳤다. 이 정도 지지율로는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견인할 윤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표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들썩이는 총선 테마주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에서 정치테마주가 출렁이고 있다. ‘한동훈 테마주’에 이어 이번엔 ‘이낙연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남선알미늄 계열사인 SM그룹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낙연 전 대표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이낙연 테마주로 꼽힌다. 부국철강은 손일호 대표가 이 전 대표의 서울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됐다. 이낙연 전 총리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관련주가 치솟았다.

앞서 대상홀딩스우가 한동훈 법무부장관 테마주로 등장했다. 지난달 2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2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배우 이정재 씨가 저녁 식사를 함께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관련 테마주로 엮인 영향이다. 이 씨와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은 오랜 연인 관계라는 이유로 한동훈 테마주로 떠오른 것이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 펀더멘털이나 사업과 관련 없이 주가가 급등하고 학연이나 인맥 등 불분명한 연결고리를 통해 묶이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 오수연(자유기고가)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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