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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증권사 '비상' ... "건설업계 도미노 조짐 주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증권사 '비상' ... "건설업계 도미노 조짐 주시"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12.2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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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9000억원대 익스포저"…대출잔액 파악·대응 고심 금융권 '연체율 최고' 증권업…건설업계 전반 도미노 조짐 주시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신청에 나선 가운데 돈을 빌려준 증권사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건설업 전반으로 부실이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되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NICE신용평가가 전날 발간한 스페셜 리포트인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제2금융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신용보강 5647억원, 책임준공 및 단순시공 3582억원 등 총 9229억원이다.

이예리 NICE신용평 선임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제2금융권 전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태영건설 시행 부동산개발 사업장 익스포저가 큰 회사를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와 건전성 저하,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 등에 따르면 증권사 중 KB증권이 412억원의 PF 대출을 제공했으며 △하나증권 300억원 △한양증권 100억원 △현대차증권 28억원 △미래에셋증권 23억원 등 단기차입금을 각각 대출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발표 후 대출 잔액을 파악하고 담보 등 회수 방안을 확인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올해 7월 말 인수한 태영건설 기업어음(CP) 100억원을 저축은행에 당일 매각해 관련 대출 잔액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증권은 시가 2300억~25000억원 규모의 태영건설의 여의도 본사 사옥을 담보로 잡고 있어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장 회수 방안과 가능 여부를 확언하긴 어렵다는 증권사도 있었다. 기대출 증권사 중 한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따라 채권단으로 참여해 협의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과 그 수준을 논의할 텐데, 경우의 수가 많다"며 "논의 전부터 대응을 어떻게 하겠다고 섣불리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금융권 중 증권업계가 부동산 PF 연체율이 가장 높은데,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손실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3%로 금융권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시공 사업장 디폴트로 다른 채무 상환까지 꼬이게 되면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장들까지 도미노로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경기가 불안정해지며 중소 건설사 수익성 악화도 가시화되고 있고, 담보로 잡은 것들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

 

김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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