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0:20 (토)
 실시간뉴스
망원경을 가지고 싶어한 아이 11 [내 인생을 바꾼 한 장의 사진]
망원경을 가지고 싶어한 아이 11 [내 인생을 바꾼 한 장의 사진]
  • 김도형
  • 승인 2023.12.31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인시장흑백사진관 김도형 사진작가 첫번째 에세이집 '망원경을 가지고 싶어한 아이' 온라인 연재
사진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내가 사진 작품활동에 전념하던 고등학생 시절 우리 집은 가게를 운영했다.

서향이라 해질 무렵 창을 통해 들어오는 석양빛은 훌륭한 사진 조명이었다.

목로의 의자에 모델을 앉히면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가 즐겨 사용하던 채광과 유사한 빛이 모델을 비추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가게에서 위 사진을 찍어 '정다운 사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잡지 였던 '월간영상'의 콘테스트에 출품했다.

책이 읍내의 서점에 입고되는 날 나는 학교 수업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자전거를 전속력으로 달려 군청 앞 아카데미 서점으로 가서 책을 집어 들었다.

결과는 입선이었다.

사람이 너무 기뻐서도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선작이었음에도 내 사진은 한 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른 입선작들은 한 면에 많게는 열 장이 실려 있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 호의 심사위원은 신구대 홍순태 교수였다.

고 홍순태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 사진계에서 가장 명망있는 분이셨다.

내 사진의 심사평은 "정감이 구수한 두사람의 모습이다. 고교생의 작품으로는 우수하다." 였다.

그 일을 계기로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