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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대미 수출, 20년만에 중국 앞질러 ... 대중 무역수지 180억 적자
12월 대미 수출, 20년만에 중국 앞질러 ... 대중 무역수지 180억 적자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4.01.02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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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주요 지역별 수출 증감률 (전년비, %)
지난해 12월 주요 지역별 수출 증감률 (전년비, %)

월간 대(對)미 수출이 대(對)중 수출을 20년6개월 만에 앞질렀다. 자동차, 기계, 이차전지 수출 호조에 따른 영향이다.

반면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이후 31년 만에 대중 무역수지는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대미 수출 간 비중 격차는 2003년(0.5%p) 이후 최소 수준인 1.4%p로 좁혀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113억달러를 기록,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이는 지난 2003년 6월 이후 20년6개월 만이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어갔다. 여기에 반도체·무선통신·가전·철강 등의 수출도 함께 늘면서 힘을 보탰다.

지난달 1일부터 25일 기준 주요 품목별 대미 수출 증감률(전년비)을 보면 자동차가 58.4%, 일반기계 76.9%, 무선통신에서 38.5% 증가했다.

연간 단위로 봐도 중국과 미국의 격차는 근소한 차이로 좁혀졌다. 2023년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19.7%)과 2위인 미국(18.3%)의 격차는 불과 1.4%p였다. 이는 2003년(0.5%p) 이후 가장 근소한 차다.

지난해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 기계, 이차전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157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고, 445억달러로 최대 흑자국가가 됐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8.3%까지 확대돼 아세안(17.3%)을 제치고 다시 2위 자리도 회복했다.

반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180억달러 적자를 봤다. 연간 기준으로 한국이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낸 것은 1992년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원유를 들여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중국이 사실상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적자국이 된 것이다.

원인으로는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한 한국산 중간재 수요 감소 등이 꼽힌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국이 자체 역량을 구축, 중간재 수급과 관련해 더는 한국산에 기대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수출 급감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향상으로 중간재 자급률이 상승했고, 한국산 중간재 수입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 비중도 2015년 10.9%에서 2023년 6.3%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반대로 한국이 중국을 통해 들여오는 상품은 더 많아졌다. 파는 상품은 줄어든 반면, 사야 할 상품은 늘어 자연스럽게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대표적인 게 리튬‧전구체 등 이차전지 배터리에 활용되는 핵심 원자재다.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보니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실제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수산화리튬,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 주요 이차전지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는 각각 82.3%, 72.1%, 100%, 97.4%에 달했다. 지난 1∼11월 한국이 중국에서 사 온 수산화리튬만도 46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불확실성의 시대, 한국 수출기업 중국관련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대중 무역분쟁으로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생산 기지로서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는 점과, 중고위기술산업군 내에서 중국의 자급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중국향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협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품 기술력·경쟁력을 강화해 고위기술산업군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향후 생산기지로서 역할이 강화될 수 있는 중국 외 지역들에 대한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퀸 김정현 기자]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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