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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붕어 할아버지의 작은 꿈’
[동행] ‘붕어 할아버지의 작은 꿈’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4.01.1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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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붕어 할아버지의 작은 꿈’

오늘(13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41화에서는 ’붕어 할아버지의 작은 꿈 ‘ 편이 방송된다.

√ 노부부의 든든한 손자, 열 살 은준이

전북 김제시의 한 저수지 옆 오래된 시골집. 열 살 은준이가 사는 곳이다. 워낙 외진 곳에 있는 집이라 인터넷도 되지 않아 학급 메신저를 확인하려면 와이파이가 되는 곳까지 뛰어가야 하는 은준이.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워 불편한 것 투성이지만 은준이에겐 소중한 보금자리다. 오래되고 열악한 저수지 옆 시골집은 은준이의 할아버지 장영만(86세) 씨와 할머니 김일순(81세) 씨가 아빠를 키우기도 했던 집. 58년 전 남의 제각과 묘를 관리해 주는 조건으로 집에 들어와 살게 된 조부모는 오막살이 옆 저수지에서 붕어를 잡아 오 남매를 키우고 또 어린 은준이를 키워야 했다. 장남인 은준이 아빠는 10년 전 베트남 출신 여성과 결혼해 은준이를 낳았지만 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바쁜 아빠 대신 할머니를 엄마처럼, 할아버지를 아빠처럼 따랐던 은준이. 요즘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돕느라 바쁘다는데... 춥고 지칠 때도 있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멈출 수가 없다. 

[동행] ‘붕어 할아버지의 작은 꿈’

√ 앞을 못 보는 할머니와 물고기 잡는 할아버지

은준이가 조부모를 돕기 위해 노력한 건 3년 전 할머니가 앞을 못 보면서부터다. 젊은 시절 뇌졸중으로 한쪽 눈 시력을 잃었던 할머니, 하지만 당뇨로 인해 나머지 한 쪽 눈 시력도 잃었다. 집 앞 나서는 것도 힘들지만 내 손으로 밥 해먹일 수 있는 동안은 가족들에게 밥을 해먹이고 싶다는 할머니와 두 살 무렵 사고로 다리를 절게 되었지만 저수지에서 붕어를 잡으며 아내와 자식을 먹여 살린 할아버지.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아직 저수지에 나가 붕어를 잡는다. 큰 그물은 힘에 부쳐 끌 수 없어 어망에 물고기를 잡아야 하고 그나마도 안 잡히는 날이 더 많지만 꾸준히 나가 붕어를 잡는 건 손자 은준이 때문이다. 은준이 아빠가 사료공장에 나가 돈을 벌긴 하지만 최저시급으론 네 식구 살림하기도 빠듯하다. 노부부야 텃밭에 심어놓은 배추만 먹어도 그만이라지만 손자에게 고기 한 점 먹이고, 도톰한 점퍼 하나 사주고 싶다는 노부부. 그 희망으로 할아버진 오늘도 저수지 한가운데 떠 있다.

[동행] ‘붕어 할아버지의 작은 꿈’

√ 은준이가 할 수 있는 일

겨울이 되어 은준이와 아빠가 수시로 하는 일, 눈이 녹아 질펀해진 땅에 마른 흙을 끼얹어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길이기도 하고, 할머니가 장에 갈 때 오가는 길. 조금이나마 편히 다니실 수 있도록 땅을 다진다는데... 진흙이 잔뜩 묻은 장화를 닦아 놓는 것과, 설거지하는 것. 할아버지 뱃일을 따라나서 수시로 배에 들어오는 물을 퍼내는 것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조금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어린 은준이를 키우기 위해 앞을 못 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은준이. 붕어를 팔러 장에 가는 길, 할머니 옆도 지킨다. 혹여나 넘어지실까 하는 마음에 할머니에게 눈을 못 떼면서 은준이가 바라는 건 하나. 은준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래 사셨으면 하는 거다. 멋진 경찰이 되고 월급을 받으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효도하는 멋진 손자가 되고 싶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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