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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물은 지속가능한가?
[환경칼럼] 물은 지속가능한가?
  • 김성옥
  • 승인 2024.02.1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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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 & 여성

 

우리는 지구 표면의 약 71%를 덮고 있는 귀중한 수막을 가진 물의 행성에 살고 있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물이 풍부한 환경이다. 그러나 지구상의 물의 97%는 대부분 바다에 있고 바닷물은 소금물이다. 지구 전체 물의 양의 2.6%만이 민물(담수)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은 빙하와 지하수로 저장되어 있으며 호수와 강의 형태로 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양은 전체 수량의 극히 일부분으로 0.01%가 안 된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고 기후를 온화하게 하고 땅을 침식시키며, 폐기물을 제거하고 희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물은 여전히 낭비되고 오염되는 재이용 자원으로, 어떠한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물이 없이는 어떠한 생물도 살 수 없다. 연중 강수량이 낮은 사막에도 적절하게 물을 공급하면 푸른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따라서 생활에 필요한 물의 확보는 식량, 에너지와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안보와 직결된다.

물의 순환

물이 증발함에 따라 오염물만 남고 수면에서 증발하여 대기 중으로 발산되는 수증기는 순수하다. 물은 대기, 토양, 해양 사이를 순환하면서 계속 정화된다. 수증기는 대기 중으로 올라가 물이나 얼음으로 변화하여 구름을 형성하게 된다.

액체 상태의 물은 대기 중을 떠돌며 기체나 기타 먼지 등을 포함하게 된다. 물의 순환은 물을 증발시키는 태양 에너지에 의해서 추진된다. 물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에서 가장 많이 증발되고 있다. 증발된 물 중 많은 양이 비나 눈의 형태로 바다에 내리고 오직 30%만이 육지에 내려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를 지표 유수라고 한다. 이러한 지표 유수가 바로 우리가 마시는 물인 셈이다.

한 지역에 얼마나 물이 공급되는지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한 척도로 재생가능한 물 공급량 개념이 쓰인다. 재생가능한 물 공급량은 표면 유출수의 양과 대수층으로 침투하는 물의 양을 더한 양으로 특정 지역에 새로이 공급되는 물의 총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양만큼만 물을 소비한다면 대수층이 고갈되지 않고 지속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양보다 더 많은 물 소비가 이루어지면 대수층은 보충이 안 되고 고갈된다. 같은 양의 물이 공급되더라도 인구가 많으면 소비가 늘어나므로 지역 인구도 고려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재생가능한 물 공급량은 연간 1,500m3 정도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물 부족에 해당한다. 실제로 수자원 공사는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이며 대부분의 강수량이 바다로 빠져나가기에 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라기보다 물관리 불량국가라고 평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2009년 세계물위원회는 코펜하겐에서 열린 COP15 지구온난화 회의에서 현명한 물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가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돕는다는 사실을 참석자들에게 언급하였다.

수돗물을 마시자

프랑스 파리에서는 시내 곳곳에 누구나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공공음수대를 설치하고 음수대 위치 지도도 만들어 배포하고 호텔까지도 수돗물 마시기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파리 상수도 공기업에서는 페트병 대신 친환경 물통을 나눠주며 언제 어디서나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파리시의 지속적인 홍보와 캠페인으로 파리시민의 수돗물 음용률은 77%로 높은 편이다. 파리 한 시민은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는 가끔 플라스틱 냄새가 나기도 하고, 창고 안에서 어떤 상태로 보관되는지 알 수 없는데 수돗물은 늘 점검하기에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말하며 파리에 20여 년 살면서 항상 수돗물을 마셨다고 한다(서울신문, 2020).

서울 아리수 본부는 신축 및 기존 건축물의 복도 등 공용시설에 아리수 직결음수대를 설치하여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냉각상태로 마시도록 하여 아리수의 이미지 개선과 음용률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지자체 의원들에게 청원하여 수돗물 이용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게 하며 ‘수돗물만 먹습니다’ 협약체결로 공공기관에서 생수나 정수기 물을 마시지 않고, 수돗물 마시는 것을 약속하는 공공기관 수돗물음용협약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수돗물에 대한 인식개선과 음용문화 확산 사업이다. 그리고 부산광역시 등의 의회에서는 수돗물 음수대 설치에 관한 조례안 제정 등으로 ‘2050 탄소중립 도시’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체 페트병 출고량 중 먹는 샘물 음료 페트병이 67%를 차지한다. 최근 생수 업체들은 무라벨 생수, 페트병 재활용으로 여러 용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재활용보다 시급한 것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수돗물 마시기는 지하수 고갈 등의 한계를 넘어 페트병 사용을 줄이게 되며 에너지 절약과 함께 탄소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 사회로 거듭날 수 있게 할 수 있다.

물은 자연과 생명과 인간에게 기본적인 자원이다. 어떻게 해야 물을 지속가능하게 할지는 과학자, 공학자, 정치인, 경제학자와 우리 시민들의 생활 실천이 함께할 때 우리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의 생존을 결정하는 문제이다. 날로 세계화 되어 가는 세상에 있어서 매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글 김성옥(사단법인 G_미래환경협회 회장) 사진 픽사베이

 

김성옥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겸임교수·연구교수로 재직한 김성옥 회장은 여성 권익향상과 차세대 지도자, 그리고 여성과학·공학자 교육에 봉사해 왔다. 현재 사단법인 지(Global)미래환경협회에서 시민환경과학자교육을 중심으로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양성평등 진흥을 통하여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 포장 개인 ‘국민포장’을 받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제17~18대 중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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