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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해연이네 해 뜰 날’
[동행] ‘해연이네 해 뜰 날’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4.01.2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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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해연이네 해 뜰 날’

오늘(20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42화에서는 ’해연이네 해 뜰 날‘ 편이 방송된다.

◆ 아빠 두식 씨의 고민

일주일 중 금요일을 가장 기다리는 해연이네 세 자매. 타지에서 일을 하는 아빠가 집에 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젊었을 적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오른쪽 몸을 움직이는 게 불편한 아빠. 지금은 장애인 일자리 센터의 소개로 타지에 있는 공장 기숙사에서 지내며 5년째 근무 중이다. 아내와 아이들만 두고 떨어져 지내야 하는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생계를 위해선 불가피했던 선택. 불편한 몸으로 일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기에 일자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가족들 생각에 매주 금요일마다 퇴근을 서두르던 아빠. 하지만 요즘 집으로 향하는 아빠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최근 보이스 피싱으로 1900만 원의 대출 피해를 당한 아빠. 인터넷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보상금 지급 관련 서류들에 동의를 했건만, 그게 대출 서류일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잠시 후 통장에 입금된 금액이 잘못됐다며 반환하라는 요청을 받은 아빠. 자신의 이름으로 받은 대출금인지는 꿈에도 모른 채 잘못 입금했다는 얘기에 그 돈을 고스란히 넘겨주고 말았는데. 20%에 가까운 최고 금리에 5년간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 30만 원가량. 최저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는 형편에 손대본 적도 없는 큰 대출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상황이 그저 막막할 따름. 오늘도 아빠의 하루가 긴 한숨과 함께 저물어간다.

[동행] ‘해연이네 해 뜰 날’

◆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군 해연이

열다섯 해연이부터 열두 살 윤경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일곱 살 해화까지. 엄마, 아빠의 고단한 하루에 가장 큰 위로가 되어주는 세 자매. 그중에서도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첫째 해연이다. 일주일에 하루 쉬어가며 분식집 주방에서 일을 하는 엄마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해연이. 청소며, 빨래, 동생들 간식 만들어주기, 초등학생 되는 막내 조기교육까지. 이번 방학에도 동생들 챙기기가 바쁘다. 가족들을 위해 아픈 몸으로도 홀로 떨어져 지내며 일을 하는 아빠와 네 식구 살림에 아르바이트, 그리고 인근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챙기는 엄마. 그 고생을 모를 수 없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해연이 역시 제 할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는데. 사실 해연이에게는 엄마, 아빠에게 얘기하지 못한 꿈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과제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해연이. 혼자 인터넷을 보고 공부하며 동생들에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공책 가득 요리법을 채워가며 꿈을 키워왔다. 한때는 학원도 다녀보고 싶어 알아보기도 하고, 고등학교 진로도 생각했던 해연이. 하지만 한 번도 그 마음을 내비친 적은 없다. 비용적인 문제로 자신까지 엄마, 아빠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동행] ‘해연이네 해 뜰 날’

◆ 해연이네 해 뜰 날 

교통사고 당시 한 달 만에 의식을 찾았을 정도로 위험한 고비들을 넘겨온 아빠. 3년의 재활 끝에 겨우 일상을 되찾고, 사랑스러운 세 딸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비록 뇌 손상으로 장애를 갖게 되면서, 지나온 삶이 평탄치는 않았지만 뭐든 쉽게 포기하진 말자 다짐한 아빠. 지금도 오른쪽 몸이 불편해 다치기도 자주 다치고, 일을 할 때도 남들보다 더 힘을 써야 하지만 그래도 일을 할 수 있어 좋다는 아빠다. 요즘은 집에 와서도 쉬는 대신 틈틈이 주말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서는 아빠. 알아볼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지금은 뭐라도 나서야 할 때다. 빵 만드는 게 단순한 취미인 줄 알았던 해연이의 숨은 노력들을 알게 된 아빠. 적게는 40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한다는 학원비에 마음도 어깨도 무거워졌다.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들이 포기를 먼저 배우지 않았으면 싶은 게 부모의 마음. 특히나 포기의 이유가 경제적 사정이 되지는 않기를 바라는 아빠. 되든 안 되든 세차장이며 주유소며 일자리를 찾아 부딪혀 보는데. 어두운 밤이 아무리 길어 봐야 결국 해는 떠오르기 마련. 막막한 지금이 지나면 해 뜰 날이 오겠지.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다시 한번 다짐해 보는 아빠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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