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한가운 여느 서울시내와 달리 대치동 학원가는 분주하다. '서울 유학'을 결심한 재수생들과 '설 특강'을 듣기 위해 모인 예비 고3들 때문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설 연휴 무렵 대치동에선 수험생 전용 숙소인 학사와 수능·논술 대비 특강을 여는 단과 학원들이 특수를 누린다.
올해는 대형 입시학원들 대부분 19일로 개강일을 잡자 지방 수험생과 가족들이 연휴를 반납하고 '사교육 1번지'로 올라와 재수 준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특히 '불수능' 여파로 일찍부터 재수를 결심한 지방 학생들이 학사를 예약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학사는 일반 고시원과 비슷하지만 세 끼 식사와 빨래를 제공해 지방 학생들의 재수 생활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한 달 뒤면 '현역'이 될 예비 고3 수험생들도 설 연휴에 쉴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설 연휴 기간동안 대부분의 방학 특강이 휴강 기간을 갖는데, 이 기간동안 학원들은 설 특강을 따로 개설해 수험생들의 빈틈 수요를 노린다. 특히 설 연휴는 앞으로 수능 공부를 하면서 소홀해지기 쉬운 한국사 과목과 인문·수리논술 특강 대목이다. 대치동 유명 단과학원인 C학원과 D학원에 문의한 결과 이들이 각각 개설한 4개의 설 특강은 모두 마감됐다.
대학별로 시험을 따로 쳐서 수능과 별개로 대비가 필요한 논술은 수강료가 한 회당 10만원에서 15만원에 이른다. 강의 외에도 글 쓰는 시간과 개별 첨삭 시간이 포함돼있어 한 강의가 장장 5~6시간 동안 이어진다.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내세운 정부 기조와는 별개의 모습이다.
신민섭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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