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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100년만에 '35도→16도'...'순한맛' 경쟁의 역사
소주 100년만에 '35도→16도'...'순한맛' 경쟁의 역사
  • 신민섭 기자
  • 승인 2024.02.14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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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엔 '소주 도수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16도의 벽도 깨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를 전면 리뉴얼한다. 제조 공법 변화는 물론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한다. 무엇보다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내린다.
소주 제조사들의 알코올 도수 내리기 경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초창기 소주는 서민들이 빨리 취하기 위해 마시던 술에 불과했다면 트렌드가 서서히 변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저도주 문화가 확산하며 자리 잡은 것이다.
1920년대 처음 등장한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1924년 국내 첫 소주인 '진로'가 35도였다. 1973년 30도의 벽이 깨졌다. 국내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참이슬은 첫 출시 당시인 1988년 알코올 도수가 23도였다.
소주가 본격적으로 순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2006년 2월 당시 두산주류(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을 내놓으며 알코올 도수를 20.1도로 낮췄다. 같은 해 8월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도수 19.8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내놓으며 20도의 벽을 허물었다. 경남 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당시 파격적인 알코올 도수 16.9도의 신제품 '좋은데이'를 선보였다.
이후에도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리뉴얼 과정을 거치며 알코올 도수를 계속 낮췄다. 
참이슬 후레쉬는 2012년 19도로 내렸고, 2014년엔 두 차례의 리뉴얼을 통해 18.5도, 17.8도로 내렸다. 2015년엔 부산 지역에서 16.9도의 '참이슬 16.9' 제품을 한정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기도 했다. 이어 2019년 17도, 2020년 16.9도, 2021년 16.5도를 거쳐 올해 16도로 리뉴얼했다.

하이트진로는 이 사이 16.9도의 '진로이즈백'을 선보였고, 지난해 1월 16도로 내렸다. 롯데칠성 역시 2022년 무가당 소주인 '새로'를 출시하며 알코올 도수를 16도까지 내린 바 있다. 충청지역 소주업체인 맥키스컴퍼니는 지난해 3월 14.9도의 '선양'을 내놓으며 15도 벽도 깼다. 
소주 업체들의 알코올 도수 내리기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류업계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술을 적당히 즐기는 문화가 퍼지면서 도수가 낮은 술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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