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9:10 (토)
 실시간뉴스
4·10 총선 혈투 막 오르다...여야 빅매치 대진표 "달아오른 표심의 향배는"
4·10 총선 혈투 막 오르다...여야 빅매치 대진표 "달아오른 표심의 향배는"
  • 오수연
  • 승인 2024.02.22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계 이슈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 나누고 있다. 2024.1.17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 나누고 있다. 2024.1.17

 

4·10총선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 모두 공천에 속도를 내면서 대진표 윤곽이 드러나는 중이다. ‘운동권 청산’을 화두로 던진 국민의힘은 중진급 정치인들을 전진 배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서울 민심의 가늠자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여야 모두 배수진을 쳤고 미니 대선을 방불케 하는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이 성사되면서 4·10 총선이 어느 선거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명룡(이재명-원희룡) 격돌, 미니 대선?

야권 대권주자 1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자객공천이 현실화되면서 ‘인천 계양을’이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인천 계양을에 단수공천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를 ‘돌덩이’에 비유하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면서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표의 계양을 출마 역시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계양을은 역대 7번의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6번 승리한 곳인데다 최근 여론조사도 이재명 대표가 앞서가지만 이른바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이 미니대선 성격으로 흘러가고 있어 양당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원희룡 전 장관은 30대에 서울 양천갑에서 3선을 한 ‘중진’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주지사를, 윤석열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으며 여권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집중 공격하며 ‘대장동 1타 강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계양을 출마를 통해 ‘이재명 저격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정치권에서는 원 전 장관의 계양을 출마는 ‘꽃놀이패’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력한 차기 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곧바로 유력 대선주자로 올라설 수 있다. 설령 진다고 해도 당을 위해 온 몸을 던진, 정치적 자산을 얻게 된다.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이겨도 본전’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인천 계양을은 2004년 분구 이후 7차례 총선에서 6차례를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석패한 지 80여일 만인 지난 2022년 6월1일 치러진 국회의원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서 이 대표는 55.24%의 득표율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75%)를 10.49%p차로 따돌렸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 대표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전국을 돌며 유세를 지원해야 하는 이 대표가 지역구에 발이 묶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가 험지 출마 요구에 떠밀리다시피 종로구에 출마했으나 전국 유세에 힘을 쏟느라 지역구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패배로 귀결됐다. 만에 하나 이 대표가 패배할 경우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게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선거 결과로 나타난 정치지형이나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대표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3~14일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대표 지지율 49.1%, 원희룡 전 장관 지지율이 41.0%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오차범위 밖인 8.1%p 격차로 원 전 장관을 앞선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원희룡 간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선거에서 국민의힘 득표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여당에겐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후보가 43.62%를 득표한데 이어 유정복 후보가 당선된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45.65%를 얻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양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박빙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불붙은 한강벨트, 與 중진 공천 3파전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왼쪽부터),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왼쪽부터),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강벨트의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중구·성동을을 둘러싼 여야의 싸움도 치열하다. 국민의힘 공천 경쟁은 3파전이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갑에서 내리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에서 서울 중·성동을로 지역구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하 의원은 지난 13일 공천관리위 면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남은 정치인생을 중·성동을에 바치겠다. 다른 곳에 절대 갈 수 없다고 (공천관리위원회에) 잘라 답변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초갑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서울 서초갑)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전의원은 “중구·성동을의 화려한 부활에 이혜훈의 정치 인생을 걸겠다”며 위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영 전 벤처중소기업부 장관 역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장관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중구·성동구를 미래 산업과 명품 주거지가 함께 공존하는 새로운 미래 도시모델로 만들겠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문화의 중심, 주거의 중심 도시로 변화시켜 놓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중구·성동을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박성준 대변인이 현역 지역구 의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정호준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정대철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초선을 지냈다. 박상순 진보당 중구 방사능안전급식조례개정 운동본부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중구·성동을은 성동구 금호1가동, 금호2·3가동, 금호4가동, 옥수동, 중구 전역이 포함된 선거구다. 최근 선거 결과만 보면 혼조세다. 총선 때마다 여야 승패가 갈렸다. 17대·19대는 최재천 전 통합민주당 의원, 18대는 진수희 전 한나라당 의원, 20대에는 지상욱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됐다. 21대에는 친명(친이재명)계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깃발을 꽂았다.

2000년대부터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유명 브랜드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고소득층과 중산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성동구나 옥수동 등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재개발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부동산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유권자들이 세금에 많이 민감해진 곳이다. 상대적으로 유권자 본인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정당 혹은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22년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높았다.

운동권 상징 임종석 vs 경제전문가 윤희숙 격돌하나

 

서울 중구·성동갑 역시 서울 격전지로 분류되는 한강벨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곳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이자 운동권 정치인의 상징적 존재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이곳 출마를 선언했고 국민의힘이 경제전문가 윤희숙 전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우면서 서울 여론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중·성동갑의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일견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는 5번 승리한 반면, 국민의힘 계열이 승리한 것은 가장 분위기가 좋았던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진수희 후보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인사들 중 중진급 인물들이 많이 배출됐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에 전격 영입됐던 임종석 후보가 분구 전 성동구로 출마해 배지를 달았고 17대와 19대 총선 때에는 전략통 최재천 후보가 분구된 성동갑으로 나와 승리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20·21대 총선에서 연속 당선됐고 현재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다만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혼조세가 뚜렷하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성동구에서 53.2%를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43.23%)를 약 10%p 앞섰는데, 이는 강남 3구를 제외하고 서울 지역에서 용산 다음으로 많은 차이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의미심장한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0.9%로 송영길 민주당 후보(37.55%)를 23%p 이상 차이로 압승했지만, 반대로 구청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57.6%를 얻어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42.39%)를 15%p 이상 차이로 따돌리는 확연한 교차투표 성향이 나타난 것이다.

중구·성동갑의 경우 인물과 바람에 따라 달리 투표하는 부동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민주당이라고 안심할 수 없고, 국민의힘이라서 절망적인 지역도 아니라는 해석이다.

임 전 실장에 등판에 맞춰 국민의힘에서는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윤희숙 전 의원이 나섰다. 부동산을 비롯해 문재인정권 경제정책 실패를 최일선에서 통계에 기반한 설득력 있는 호소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인물이다.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총선 시대정신으로 띄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다만 변수는 민주당 내부에서 임 전 실장에 대한 공천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운동권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임 전 실장을 공천할 경우 중·성동갑이 아닌 전국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경원-이수진 재격돌…추미애 변수로

서울의 동작을도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현역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판사 출신 정치인 세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이다.

동작을은 15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모두 여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나 전 의원은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을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대 총선에서도 허동준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이 의원은 52.16%를 득표해 나 전 의원(45.04%)을 꺾었다. 당시 이 의원은 여성 법조인 출신 정치 신인이라는 점과 문재인 전 정부를 향한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선됐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동작을 지역구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우세했다. 대선 때 동작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52.74%를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42.75%)를 두 자릿수 가까이 앞섰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나 전 의원은 지난 4년 원 외에서 다양한 소통채널을 통해 지역주민과 교류하며 지역구 관리를 철저히 했다. 국민의힘이 전국 204개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실시한 당무감사에서 원외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는 동작을 제대로 이끌어갈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의 깃발을 다시 꽂아 동작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탈환에 성공하면 가장 먼저 동작의 교육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동작을 출마설이 제기돼 관심이 모인다. 추 전 장관의 원래 지역구는 서울 광진을이지만 21대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현재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가 됐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나 전 의원이 나왔을 때 거물급 인사로서 윤 대통령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추 전 장관은 고려해볼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진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와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지난 6~7일 양일간 서울 동작구(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가상 대결 질문에 나 전 의원은 47.9%, 이 의원은 39.0%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9%p다. 조사방법은 우선 전화면접과 우선 ARS,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워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후보를 추미애 전 장관으로 바꿔 진행한 가상 대결에서도 나 전 의원 47.6%, 추 전 장관 37.7%로 나 전 의원이 9.9%p차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나 전 의원 대항마로 추 전 장관이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동작을 정당 지지도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37.8%로 동률을 보였다. 그외 개혁신당 5.3%, 이낙연신당 2.7%, 녹색정의당 2.1%, 새로운선택 1.6%였다.

나 전 의원은 1963년에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부산지법, 인천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쳐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특보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18, 19, 20대 총선에서 당선돼 4선 의원 고지에 올랐다.

이 의원은 1969년생으로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 중앙지법, 남부지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2020년 수원지법 부장판사로 판사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13호 영입인사로 민주당에 입당해 동작을에 전략공천됐다.

추 전 장관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5~1995년까지 춘천지법, 인천지법, 전주지법, 광주지법 판사로 일했다. 5선 의원을 지낸 추 전 장관은 1996년 15, 16, 18, 19, 20대 총선에서 모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내리는 등 갈등을 빚다 2020년 12월 사임했다.

글 오수연(자유기고가)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