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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비싸도 수입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과일 검역 협상 평균 8년1개월
사과 비싸도 수입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과일 검역 협상 평균 8년1개월
  • 신규섭 기자
  • 승인 2024.03.08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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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설 성수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설 성수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수입을 통한 물가안정은 어려운 실정이다. 수입을 위한 검역 협상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사과 71.0%, 배 61.1% 각각 상승했다. 지난달 하순 기준 사과 소매가는 2만9295원, 배 4만1262원으로 전년보다 27.3%, 41.8% 각각 올랐다. 이처럼 과일류 가격이 치솟자, 일각에서는 사과 수입을 통해 물가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정부는 그러나 검역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즉각적인 사과 수입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 등 11개국을 대상으로 사과 수입 검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검역협상은 총 8단계로 거치는데, 국내 수입품목의 검역협상 평균 기간이 8년1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단기간은 중국산 체리의 3.7년으로 국산 감귤을 뉴질랜드에 수출하기 위한 검역협상은 27년이 소요되는 등 20여 년이 넘게 소요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병해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과학적 검사로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대부분의 국가가 신청한 사과 수입 검역협상은 1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높은 단계에 위치한 일본은 1992년 사과 수입 검역협상을 요청해 2010~2015년 5단계 위험분석평가를 하던 중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검역협상은 상대국의 현재 상황, 의지, 대응속도와 관련이 있다"며 "외국 농산물을 통해 병해충이 유입되면 우리나라의 수출도 막힐 수 있고, 산업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농가보호를 위해 사과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송 장관은 "검역협상은 철저히 전문가들의 영역"이라며 "수출희망국에서 관련 절차를 빠르게 추진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농가보호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는 검역 과정을 가속해서 무리하게 수입을 추진하기보다는 지난해 기상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올해 냉해피해 예방 등에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사후조치에 의존하던 수급관리를 예측에 기반한 과학적 대응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지난해 냉해 피해 등이 심했던 사과, 배는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기상 등 수급 불안 요인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방상팬, 영양제 등을 조치한다.

또 농식품부는 재해 예방시설 확충, 생육 단계별 관리 지원 등 기후 대응력을 높여나가는 것뿐 아니라 품목별 중장기 적정 생산 로드맵을 수립한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사과 재배 가능 면적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노동 자재 투입이 낮은 차세대 과원, 다축형 과원을 육성해 생산성 유지를 추진한다. 

다만 사과‧배의 경우에는 저장량 부족으로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식품부는 납품단가 인하 204억원에 할인지원 230억원까지 모두 434억원을 투입한다. 이런 지원책을 통해 소비자가격이 10% 이상 인하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송 장관은 "지난해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과일가격이 치솟으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다"며 "과일산업의 기후변화 대응능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한 유통구조 개혁 등이 담긴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 물가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민섭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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