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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산골소녀 예은이의 주먹밥
[KBS 동행] 산골소녀 예은이의 주먹밥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4.03.1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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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예은이의 주먹밥

오늘(16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50화에서는 ’예은이의 주먹밥‘ 편이 방송된다.

#아빠를 위한 예은이의 마음

남해의 조용한 산골 마을. 이곳에 유일한 아이들인 예은이(11)와 태양이(9) 남매가 있다. 놀만한 것도, 함께할 또래도 없는 시골 마을. 남들은 놀러 다니기 바쁘다는 방학에도 남매는 아빠를 돕기 위한 일들로 하루를 보낸다. 날이 좋을 때면 마당에서 이불을 빨고, 뒷산에 올라 아궁이 땔감으로 쓸 나무를 구해오는 아이들. 특히 예은이는 두 살 터울의 동생을 돌보는 것부터 요리와 청소 등 집안 살림을 챙기는 일까지 척척이다. 이른 아침이면 혼자 부엌에 나와 주먹밥을 만드는 예은이. 매번 아침 먹을 새도 없이 일을 나서는 아빠를 위한 도시락이다. 공사 현장을 오가며 덤프트럭 운전을 하는 아빠.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끼니를 거를 때도 많고, 비싼 식비가 아까워 빵으로 대충 때울 때가 대부분인데. 그런 아빠를 모르지 않는 예은이는 매일 직접 만든 주먹밥으로 아빠를 챙긴다. 허리 디스크 수술로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하는데, 하루 종일 큰 트럭을 몰아야 하는 아빠. 예은이는 아빠를 볼 때마다 건강이 걱정이다. 사실 예은이에게 아빠 걱정이 늘기 시작한 건 2년 전 무렵. 유방암 투병을 하던 엄마가 세상을 떠난 이후부터다. 

[KBS 동행] 예은이의 주먹밥

#2년 전, 가족들 곁을 떠난 엄마

가족들에게 더없이 다정했던 엄마. 엄마가 곁을 떠나게 될 거라곤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던 엄마. 뼈까지 전이돼 병원에서도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엄마는 오직 아이들을 생각하며 힘든 수술과 항암 치료들을 견뎌냈다. 아이들이 걱정할까 앞에선 힘든 내색도 않던 엄마. 하지만 상태가 점점 악화되면서 엄마는 결국 투병 2년 만에 가족들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 이후, 엄마처럼 아빠도 아파서 떠나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아진 예은이. 직접 표현하거나 티를 내진 않지만 부쩍 아빠를 생각하는 일들이 늘었다. 엄마가 떠나고 늦은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슬픔에 잠긴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 예은이. 처음 본 아빠의 눈물에 씩씩하게 보이던 아빠도 사실은 많이 힘들구나, 자신처럼 엄마가 많이 보고 싶겠구나 느꼈다는데. 그 뒤 자연스럽게 엄마에 대한 얘기가 줄은 예은이. 엄마 얘기를 꺼내면 아빠가 또 힘들진 않을까. 언제부턴가 엄마 생각을 가슴에 묻은 예은이다.

[KBS 동행] 예은이의 주먹밥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은 아빠

일찍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좀 더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엄마를 떠나보내고, 아빠의 하루는 후회로 가득하다. 자신의 몸보다 형편을 먼저 걱정하던 엄마. 암세포가 뼈에 전이될 때까지도 홀로 참아내던 엄마였다. 평생을 고생만 하다 떠난 엄마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픈 아빠. 아이들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도록 잘 챙겨달라던 마지막 부탁에 일도,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해보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엄마 없는 아이들 소리라도 들을까 옷매무새를 신경 쓰고, 본인은 빵 하나로 저녁을 대신하면서도 아이들은 아낌없이 해주고 싶어 야간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나서는 아빠. 하지만 겨울철엔 건설 일이 많지 않은 데다 특히나 남해는 더욱 일이 없다 보니 지난 몇 개월은 한 달에 보름 나가기가 힘들었다는데. 엄마를 간병하면서 쌓인 의료비에 카드 빚도 갚아야 하는 상황. 형편 때문에 제대로 해준 것도 없이 떠나보낸 아내를 생각하면 아이들만큼은 부족함 없이 지내게 하고 싶은 게 아빠의 마음. 게다가 엄마가 떠나고 부쩍 애어른이 되어 버린 예은이의 마음도 살펴야 하는 아빠. 오늘도 아빠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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