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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4·10 총선, 누가 최종 승리를 거머쥐나 & 총선 이후 요동치는 정치권 시나리오
안갯속 4·10 총선, 누가 최종 승리를 거머쥐나 & 총선 이후 요동치는 정치권 시나리오
  • 오수연
  • 승인 2024.03.2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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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이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왼쪽부터)과 원희룡, 안철수,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이 3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3.17

 

여야가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4·10 총선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정권 안정론’을 앞세우는 국민의힘과 ‘정부 심판론’을 외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양강 구도 속에서 제3지대 군소정당들이 가세한 선거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총선 초미의 관심사는 어느 정당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를 제1당을 차지하느냐다. 국민의힘이 의회 권력을 장악한다면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정부의 정책 입법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연승을 이어갈 경우 정국 주도권을 쥐고 차기 대선으로 이어지는 대치 정국에서 유리한 구도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다.(Queen 이코노미퀸 4월호)

불꽃 튀는 심판론 vs 안정론…민심의 선택은

현재까지 총선 판세는 안갯속이다. 지난달 설 연휴 이후 민주당 안에서 소위 ‘비명횡사’ 공천 파동과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압도적인 국민 지지가 맞물려 여당 우세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공천 불복 등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고, 현역 다선 의원들의 돈봉투 의혹과 도태우 후보의 5·18 실언·이종섭 호주대사 출국 논란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현재 여야의 판세는 안갯속

‘한동훈 효과’와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상승세를 타던 국민의힘이 총선을 4주가량 앞두고 위기감에 휩싸였다. 민주당 등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는 상황이다. 한동훈 효과가 퇴색하는 가운데 여전히 높은 정권 심판론과 조국혁신당 창당에 따른 야권 지지자 결집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엎치락뒤치락 양상이지만 대체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말 이후 이어져온 국민의힘 당 지지도 상승세가 일단 꺾이는 모양새다. 여당 안팎에서는 한동훈 효과가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10일 출국한 것도 여론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이 대사 출국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가치인 공정과 법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한 위원장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여당 지지세까지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정권 심판론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 및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이달 8~9일 이뤄진 한겨레·글로벌리서치 조사[수도권(서울·인천·경기) 성인 남녀 1008명을 상대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53%로 ‘국정 운영 뒷받침을 위해 여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41%)을 크게 앞섰다. 여론 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10%포인트 안팎으로 정권 심판론이 높은 실정이다. 그동안 여당이 반사효과를 봤던 민주당 내 공천 분란도 일단락된 상태에서 조국혁신당 효과가 더해지며 야권 지지자가 결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야권이 정권 심판론으로 판세 전환을 시도하면서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가 희미해지고 ‘윤석열 대 조국·이재명’ 구도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12일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기대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을 공동 선대위원장에 임명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와 각을 세워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선대위에 영입한 민주당에 비해 감동이 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더욱 적극적으로 중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기존 지지층 결집에만 힘을 쏟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민주당을 비판하는 네거티브 전략 대신 중도층의 마음을 잡을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3지대 정당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비례에서 상당히 당선자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준석 신당(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새로운 미래)은 지지율이 너무 저조한 데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당 대결로 분위기가 잡혀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총선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최대 승부처 수도권…곳곳에서 백병전

22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수도권이다. 전체 지역구 의석 254석 중 무려 122석이 걸렸다. 수도권 의석이 전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특정 지역에 강세를 보이는 정당이 있긴 하지만,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곳이 더 많아 어느 쪽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만큼 특정 정당에 충성도가 높지 않은 중도층이 많은데, 여야가 외연 확장의 성공 여부에 따라 판세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준석 개혁신당 경기 화성을 후보가 3월 17일 경기 화성시 동탄에 마련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손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3.17

 

거대 양당제를 타파하는 대안 정당이 되겠다며 뭉친 제3지대의 개혁신당,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가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군소정당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냐에 따라 선거 이후 정개 개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물가 등 민생 경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천 잡음 문제와 별개로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현안 문제들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 민주당이 과일값과 채소값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은 물가상승률 2% 관리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을 지킨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서울 48개 선거구에서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단연 눈길을 끄는 선거구는 정치1번지 종로다. 종로 현역은 감사원장 출신으로 대선 주자로도 뛰었던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민주당 후보로 맞붙는다. 여기에 개혁신당 금태섭 최고위원이 출마해 종로에선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로운 정치 중심지로 부상한 용산 대진표도 확정됐다. 용산 현역인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단수공천 돼 5선 고지에 도전하게 됐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선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출마한다. 관심을 모았던 중·성동갑에선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맞붙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이해찬,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7

 

민주당은 15일 4·10 총선에서 지역구 130~140석, 비례대표에서 13석+알파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병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한강벨트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정당 지지도가 회복되면서 전반적으로 박빙열세 구도에서 박빙 또는 박빙우세로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4·10 총선 슬로건으로 ‘못살겠다 심판하자’로 정했다. 한웅현 홍보본부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키워드는 심판“이라며 ”잘못된 정권을 심판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심판해야 할 정치 실정으로 ‘이·채·양·명·주’를 제시했다. 이태원 참사,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서 한 글자씩 가져온 것이다.

반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압승을 예측해 ‘엄문어’(월드컵 승패 적중률이 높았던 문어에 비유)라는 별칭을 얻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 170석-더불어민주당 120석 구도가 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엄 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선거 때마다 메시아(구세주)를 기다린다”고 전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층에게 메시아였던 것이다. 침묵의 나선을 깨고 보수층이 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 돌풍…막판 변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 돌풍이 심상치 않다. 조 전 장관의 ‘재판 리스크’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선명성과 조 전 장관의 상징성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많다. 더욱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가 분리되는 ‘교차투표’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이 내세우는 핵심 가치는 ‘검찰 개혁’이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검찰독재를 종식하겠다”는 문구를 당 강령에 최우선으로 적시했다. 중도 표심을 잡기위해 정치·경제·안보·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치적 성향을 넘나드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조국혁신당의 ‘검찰독재 종식’이라는 단순하지만 선명성 있는 공약이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는 이번 총선에서 등장한 제3지대 신당(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진보연합 등) 중 가장 발군이다.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 조사의 경우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는 37%,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야권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25%로 집계됐고, 조국혁신당은 15%, 개혁신당 5%,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는 각각 2%였다.

전문가들도 조국혁신당의 총선 성과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민주당의 지지층을 흡수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소위 ‘야권 파이’의 한계가 뚜렷한 만큼 더 이상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총선 이후 요동칠 여야 정치권

정치 지형을 바꾸는 ‘벼랑 끝 승부’인 만큼 4·10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대권 잠룡’들의 정치적 명운도 뒤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대 양당 수장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는 이번 총선이 2027년 대선을 향한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정치 신인’에서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 설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위기에 빠진 여당의 구원투수로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정치적 능력을 인정받으며 향후 여권의 대권 경쟁에서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패하면 한 위원장이 입을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권을 겨냥한 ‘운동권 청산론’ 선거 프레임을 직접 짠 데다 각종 정책과 공천 방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간 나타난 각종 잡음과 문제점이 수면 위로 급격히 떠오르면서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이 경우 불완전 협력 상태에 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구도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잠룡들에게도 기회는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정조준하며 민주당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격했다. 원 전 장관이 ‘험지’에서 이 대표를 꺾는다면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대표적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 여의도 현안에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온 홍준표 대구시장 등 장외 인사들도 총선 역할에 따라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후보 단일화’로 정권 재창출에 일조했던 안철수 의원의 분당갑 수성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안 의원의 당내 영향력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동작을 탈환에 나선 나경원 전 의원의 국회 재입성 여부를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을 떠나 제3지대에서 개혁신당을 차린 이준석 대표도 총선 성적표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갈릴 전망이다. 중도층 표심을 대거 흡수하면서 돌풍을 일으킬 경우 차기 대선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야권의 가장 무게감 있는 대권 주자로 꼽힌다. 비록 지난 대선에서 졌지만,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를 한 데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당내에 마땅한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 대표가 목표로 내건 ‘과반 의석 달성’과 함께 원내 1당을 지켜내면 독보적 대권주자 위상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민주당이 패배해 원내 1당 자리를 내줄 경우 이 대표는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공천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로 갈리면서 계파 갈등이 거셌던 만큼 총선 패배 책임은 고스란히 이 대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권 재도전뿐 아니라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총선 패배는 대체로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11

 

다른 야권 잠룡들은 민주당 패배 시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비명계들의 줄 탈당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쓴소리 하며 건재를 알린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잠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차기 주자로 묶인다.

특히 김부겸 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어 총선 승패에 따라 그의 무게감이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와 후보 단일화를 했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민주당의 총선 패배 시 대권주자로 ‘긴급 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정된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공천 배제(컷오프)에도 당 잔류를 선택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경우 이재명 대표와 당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당 요청에 ‘극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선뜻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 등도 총선 이후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을 떠나 탈당파를 주축으로 새로운미래를 꾸린 이낙연 공동대표의 경우 이번 총선에 대권 가도는 물론 정치적 명운까지 걸려 있다. 만약 새로운 미래가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지 못하면 야권 분열만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글 오수연(자유기고가)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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