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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마음에게 <들판의 꼬도밥>
풍경이 마음에게 <들판의 꼬도밥>
  • 김도형
  • 승인 2024.04.0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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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시장흑백사진관 김도형 작가가 보여 드리고 들려 드리는 서정적 사진과 서정적 이야기
사진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 김도형 (인스타그램 photoly7)

 

우리가 예닐곱쯤 되었던가.  

우리라 함은 나와 상문과 병호.

초봄의 가려리 들판에는 연기가 피어 올랐다.

논두렁 태우기.

우리는 연기 속을 걸어 수리조합 수문으로 갔다.

손에는 물과 쌀이 담긴 분유통과 숟가락이 들려 있었다.

돌로 아궁이를 만들어 분유통을 얹고, 그 밑에 거부지(마른풀 등속)를 놓고, 타고 있는 잔딧불을 가져다 붙였다.

물은 끓었고 밥과 비슷한 밥은 되었다.

이른바 꼬도밥.

동심의 세월은 소리도 매도 없이 가버리고 남은 것은 환갑 앞둔 영감 셋.

톡을 보내볼까.

"아 들아(동무들아) 꼬도밥 해무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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