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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
[동행]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4.04.0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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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

오늘(6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53화에서는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꿈‘ 편이 방송된다.

√ 웃음 뒤에 가려진 엄마의 눈물 

부산의 한 시장. 마스코트라 불리는 자매가 있다. 13살 휘상이와 12살 혜상이다. 5살 때부터 엄마를 따라다니며 이곳 시장에서 자라다시피 했다는 자매. 상인들이 아이들을 예뻐하는 이유는 착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사는 엄마 때문이다. 8년 전 부산에 입성해 김밥을 팔고 재봉 일을 하며 살았던 자매의 엄마 수진(54세) 씨. 자신보다도 가족을 위하며 웃음을 잃지 않아 칭찬받고 있지만 다세대 주택 2층 월셋집에 살며 집세와 생계를 걱정하는 엄마에겐 아픈 사연이 있다. 8년 전 잘못된 보증으로 억대 빚이 생기게 된 후 돈을 벌기 위해 가족들과 부산에 왔던 수진 씨. 채권자에게 돈을 갚기 위해 새벽부터 김밥을 만들어 팔고 재봉 부업을 하면서 하루 2시간 쪽잠 자며 갚았지만 이자로 빚은 점점 더 불어났다. 어쩔 수 없이 2년 전 파산을 하고 면책 결정을 받은 수진 씨. 하지만 끝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 딸 둘을 키우며 월세에 생활비. 거기에 첫째 딸 휘상이 당뇨 치료까지 홀로 감당해야 한다.

[동행]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

√ 엄마를 위한 휘상이의 노력 

올 초 중학교에 입학한 휘상이. 등교를 할 때는 버스를 타지만 학교에서 집까지 올 때는 30분 이상 걸려 걸어온다. 하루 한 번만 버스를 타면 한 달에 2만 원 넘는 돈을 아낄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당뇨 진단 받은 후 치료를 받고 있지만 실비보험 하나 없는 가족에게 병원비는 큰돈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 건강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휘상인 하교 후 계단 오르기와 채소 심어 먹기도 하고 있다는데. 이토록 노력하는 건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지속된 손 통증을 예사로 여기고 일을 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았던 엄마는 작년 8월 ‘방아쇠수지증후군’(손가락 힘줄인 굴곡 건에 염증이 발생해 손가락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수술받아야 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엄마가 안쓰러운 휘상이와 혜상이 자매. 앞에선 늘 웃는 얼굴이지만 방음이 덜 되는 방 너머로 엄마의 한숨이 들려올 때마다 걱정이 밀려온다.

[동행]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

√ 휘상이네 계단 행진곡

요즘 자매는 장을 보고 엄마의 김밥 싸는 일을 돕는다. 수술 후 한동안 앞치마 만드는 일만 간간히 했던 엄마가 다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 나섰기 때문이다. 완치될 때까지 손을 쓰지 말라는 의사의 진단에도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나선 엄마. 아직 완쾌되지 않은 몸으로 일을 시작한 엄마를 도우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 김밥 재료를 썰고, 볶고 밥에 양념을 해야 하지만 자매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 감사하다. 김밥 통에 김밥을 다 채워준 후에야 학교에 가지만 학교에 가면서도 자매는 걱정한다. 무릎 연골이 녹아 아픈 다리를 끌고 셀 수도 없이 높은 계단을 올라야 도착할 수 있는 시장까지 잘 도착할 런지, 힘든 일을 하고 또 어느 날처럼 쓰러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자매의 걱정을 뒤로 하고 김밥을 싣고 희망을 향해가는 엄마. 늘 절망 속에서 엄마를 꺼냈던 건 두 딸의 사랑과 이웃들의 도움이었다. 그 믿음에 보답하는 것은 두 딸과 열심히 사는 것 뿐. 엄마는 오늘도 열심히 계단을 오른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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