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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라지고 네가티브 공방 난무" ... 총선 후 국론 분열·정치혐오 심해질 듯
"정책 사라지고 네가티브 공방 난무" ... 총선 후 국론 분열·정치혐오 심해질 듯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4.04.09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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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각각 유세를 하고 있다. 2024.4.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각각 유세를 하고 있다. 2024.4.7

제22대 총선이 막판까지 '막말' 공방에 보여줄 수 있는 네거티브 공방은 모두 선보이고 있다. 국민 삶에 직결되는 정책은 사라진 지 오래이며 총선 이후 국론 분열과 정치혐오가 더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저 사람들이 혹시 국회 과반 차지하거나 하면 나라 결딴난다. 벌어질 일이 끔찍하다"며 여권을 겨냥했다.

이날 오전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등장한 이 대표는 울먹이며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이 대신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수도권 유세에서 "그건 반성의 눈물이 아니고, 자기를 살려달란 구질구질한 눈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무너지고 우리 시민이 고통받을까 봐 눈물이 난다. 우리는 나라 지키고 싶고, 여러분 지키고 싶어서 눈물이 난다"고도 했다.

총선을 하루 앞둔 마지막 유세에서 거대 정당을 이끄는 두 인물은 자신들이 패배하면 나라가 망할 것이란 위협과 비아냥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같은 네거티브는 이번 선거 내내 계속됐다. '막말'은 선거 초반부터 본투표 하루 전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예찬·도태우 후보를, 민주당은 정봉주 후보를 각각 막말을 이유로 공천을 취소하면서도 공천 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상대방의 막말을 비판하는데 열을 올렸다.

최근에는 김준혁 민주당 수원정 후보의 '막말' 퍼레이드를 두고 여당은 '변태' 등 원색적인 비판을 이어가고 있고, 야당은 이를 옹호하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대파'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물가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여야 공방의 대상이었지만, 야당은 이를 비판만 할 뿐 제대로 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장 내 대파 소지를 금지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인 '법인카드' '여배우 사진'으로 내세우며 대파 논란에 맞서고 있다. 

또 다른 먹거리인 '삼겹살'도 논란이다. 유세를 마친 후 삼겹살을 먹은 이 대표의 식탁 위에 소고기가 있었다는 이유로 여당은 '서민 코스프레'라며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선거를 이틀 앞둔 전날(8일) 여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한동훈 위원장과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는 이 대표가 삼겹살을 먹은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반성의 분위기는 존재했다.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을 후보)에 대한 테러로 인해 진영정치, 혐오정치 대신 정책 선거를 하자는 다짐이었다.

제3지대의 개혁신당은 릴레이 정책 발표를 하며 정책선거전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제3지대 바람이 일찌감치 꺾이고 거대정당에 지지층을 투표소로 이끌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자, 상대방을 향한 네거티브만 남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선거전은 선거 이후 큰 후유증만 남길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정치권이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에 집중하면 반대 진영에 대한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다.

중도층의 정치외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3월31일~4월1일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전화면접)에서 '후보자·정당 모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22%를 기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최악의 총선, 지난 대선 못지않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인해 최선도 아니고 차선도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선거가 됐다"며 "거대 양당이 내부혁신을 통해 변하지 않는 한 양극단으로 치닫고 격렬하게 싸우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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