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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아름다운 퇴장 문화를 선보인 오세훈 의원 부부
정치권에 아름다운 퇴장 문화를 선보인 오세훈 의원 부부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4.02.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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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는│선│택

정치권에 아름다운 퇴장 문화를 선보인
오세훈 의원·송현옥 교수 부부


“불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아내는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부끄러웠던 의정 생활 4년을 회고하며 다가올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 오 의원이 이번 용단을 내리기까지 아내 송현옥 교수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고 있는 오 의원 부부를 대치동 자택에서 만났다.
글 _ 신규섭 기자 사진 _ 이충신(프리랜서)

말 연시면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다. 정치권만큼 그 말이 잘 어울리는 곳도 없을 듯하다. 하루라도 조용할 새가 없는 정치권이 석 달 후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각당 지도부는 공천 관련 인사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분주하고, 반대로 공천을 희망하는 이들은 영향력 있는 당 지도부 인사에 줄을 대기 바쁘다.
그러나 총선을 향해 뛰는 주자들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영 곱지가 않다. 정치인들이 그간 행한 행태를 보며 뒷간보다 지저분한 곳이 정치판이라는 소리도 하고,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은 정치자금을 둘러싸고 로또보다 더한 복권이 ‘금배지’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치가 희망이란 말은 정치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불출마 선언 이후 만나자는 사람 더 많아져


이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 가는 요즘 불출마를 선언한 몇몇 의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초선 의원으로 지난 4년의 의정 활동을 반성하며 불출마 대열에 합류한 오세훈 의원은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다. 지난 4년 의정 생활을 하며 느꼈던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참회록에 가까운 그의 선언문을 읽다 보면 우리 나라에 이런 정치인이 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어떤 정치적 복안을 두고 그가 불출마 선언을 했든, 우선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이 많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기자 등 찾은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그를 만나기 위해 대치동 자택을 찾았다. 오전에도 손님을 맞았다며 그는 반갑게 기자 일행을 맞았다. 자리에 앉으며 사진 촬영을 위해 전날 아내와 함께 가까운 쇼핑몰에 들러 캐주얼한 옷을 몇 벌 샀다며, 필요하면 갈아입을 수도 있다고 했다. 편한 복장 탓인지, 큰 짐을 부린 탓인지 말을 건네는 그의 모습이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오후에는 또 둘째 딸이 있는 기숙 학원에 면회를 가야 해 하루 종일 바쁠 것 같다고 말하는 사이 아내 송현옥 교수가 차를 내왔다. 찻잔을 입에서 떼며 그는 불출마 선언을 1백 번쯤 했다는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지난해 9월에 지구당 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그만두겠다고 복선을 이미 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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