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두살 때 집에 큰 우환이 들었지.
읍에서 열린 '참한 아가씨 선발대회' 에서 트로피를 수상한 내 고운 누님이 발병해 자리에 누웠네.
백약이 무효라 매주 목요일 마다 굿을 했지.
경상도 굿쟁이 중 우리집 모르면 간첩.
어두워 지고 굿이 시작되고 징과 북소리가 울리면 나는 집을 나와 들판을 헤매고 다녔네.
그러나 집에서 멀어질수록 그 소리는 더 크게 들렸지.
필시 내 혼자만의 사랑 소녀의 집에서도 그 소리가 들렸을테지.
찔끔 눈물 젖은 눈으로 하늘을 보니 아! 많은 별.
카시오페이아, 북두칠성, 그 사이에 북극성.
그날 밤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간 소년이 오십이 넘는 나이를 먹고 돌아와 그 예전의 들판에 서서 하늘을 본다.
아! 많은 별.
카시오페이아, 북두칠성, 그 사이에 북극성, 그리고 불쌍한 내 누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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