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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최금옥 씨, 생일 맞아 찾아온 아들 세진 스님과 추억 만들기
[인간극장] 최금옥 씨, 생일 맞아 찾아온 아들 세진 스님과 추억 만들기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11.13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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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3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전남 담양의 삼지내 마을, 천연염색 명인이자 약초 전문가 최금옥(65) 씨 가족 이야기를 그린 ‘금옥 씨는 못 말려’ 마지막 5부가 방송된다.

어느 누가 이 사람을 말릴 수 있으리. 본인 키의 세 배가 넘는 나무에 능숙하게 올라가고, 아무리 바빠도 모래시계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 아침 식사를 하는 그녀. 여배우를 닮은 미모와 거침없는 말솜씨의 주인공, 최금옥(65) 씨다.

전라남도 담양 삼지내 마을에서 가장 부지런하다 정평이 난 그녀는 새벽 4시에 벌떡 일어나 남들보다 빠르게 하루를 시작한다. 천연염색 명인이자 약초 전문가인 그녀는 이웃 고추밭부터 고향 야산, 사촌 감나무 밭까지 사방팔방 다니며 해야 할 일이 많다는데... 특히 가을에는 잠이 안 올 지경이란다.

한 번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아내 때문에 남편 고영백(72) 씨는 오늘도 아내 걱정뿐.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하소’라며 금옥 씨를 뜯어말리느라 진땀을 뺀다. 영백 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금옥 씨는 멈출 줄을 모른다.

이렇게 그녀가 열심히 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태생부터 몸이 약했던 금옥 씨는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찾아 헤매다가 남편 고향인, 물 좋고 공기 좋은 담양 창평의 삼지내 마을에 터를 잡았다. 자기를 똑 닮아 아픈 곳이 많았던 첫째 아들 때문에라도 이곳으로 왔어야 했단다.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뭐든 닥치는 대로 부딪히며 익힌 그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도시에서든, 이곳에서든 열심히 일 한 그녀는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 부족했다는데. 자식들을 고생시키는 것이 제 몸 아픈 것보다 고통스러웠다는 금옥 씨.

자식들만큼은 풀뿌리를 캐 먹어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두 아들에게 성직자가 되어 자유롭게 살기를 권했다는데. 어머니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인 첫째 아들은 스님이 되어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렇게 가족 삶의 형태를 마음대로 하는 ‘억센’ 엄마 같아도 항상 가족을 위해 살아간다는 금옥 씨. 가족과 금옥 씨는 하루를 살더라도 내 마음 가는 대로! 가족과 함께, 몸보다 마음이 행복한 날을 꿈꾼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 “나는 일하는 게 쉬는 건디?!” 불도저 금옥 씨!

전라남도 담양, 사방이 야트막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삼지내 마을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이곳에서 천연염색 공방과 약초 식당을 운영하는 최금옥(65) 씨. 온가족을 진두지휘하며, 오늘도 ‘내 마음 가는대로’ 하루를 보내는데. 그녀는 하늘을 나는 것 말고는 다 할 수 있다며 오늘도 ‘할 수 있다!’를 외친다.

그녀가 이렇게 독해진 데에는 이유가 있으니, 어린 시절에는 거의 죽었다 살아나기도 할 정도로 몸이 허약했기 때문. 각종 알레르기에 장티푸스까지…. 크고 작은 병들이 그녀를 괴롭혔던 것. 더구나 결혼 전엔 가난한 친정 때문에, 결혼 후엔 시아버지의 빚 때문에 늘 허덕였던 그녀는 마흔 살이 넘어 남편의 고향, 공기 좋은 담양에 와서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새로운 삶에 도전했는데. 하루에 2~3시간씩 자며 딱 죽지 않을 만큼 일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에 관해 공부했다는 금옥 씨. 어렵게 공부해 천연염색 자격증을 땄고, 약초 공부도 꾸준히 해, 지역에선 명인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요즘 같은 가을철엔 동네 야산을 다니며 일반인들은 알아보기도 힘든 열매를 따기 위해 나무 위로 거침없이 올라가는 금옥 씨. 남편 고영백(72) 씨는 그런 아내를 보며 늘 안절부절, 자칫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할까 봐 속이 탄다는데. 하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금옥 씬 매일같이 산을 휘젓고 다닌다. 그녀를 누가 말릴 수 있으랴. 금옥 씨는 오늘도 동분서주, 누구보다 바쁘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 그녀에게 가장 아팠던 기억, 그리고 두 아들

어머니를 닮아 건강이 안 좋았던 첫째 아들, 세진 스님. 그는 스님이 되어 부모님 곁을 떠나 선방으로 출가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아토피가 심했던 첫째 아들을 위해 천연 염색을 시작한 금옥 씨는 여전히 아들의 승복을 직접 지어준다.

가난을 대물림 해주기 싫었던 금옥 씨는 두 아들이 어렸을 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 제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 이 허약한 몸으로 아들을 둘이나 낳아놓고 아들들에게 줄 수 있는 게 가난뿐이었던 게 너무나 괴로웠던 금옥 씨. 아이들을 ‘사육’ 하기 싫었지만, 가정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밤낮없이 일하느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자식들 고생시키는 것이 제 몸 아픈 것보다 더욱 큰 고통이었다는 금옥 씨. 그 때문에 금옥 씨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모성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자식들이 차라리 홀몸으로 자유롭게 사는 것을 원했던 금옥 씨는 두 아들한테 결혼보다는 성직자가 되어 혼자 자유롭게 이 넓고 무궁무진한 세상을 누비라고 권했단다.

어려서부터 심한 아토피로 얼굴이 상해 친구들과 멀어졌고, 군 생활을 하면서도 회의를 느꼈던 큰아들은 어머님의 권유에 법정스님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그길로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의 법명은 세진, 이젠 금옥 씨의 큰아들이 아닌 세진스님으로 살고 있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 내 멋대로 산다? 가족을 위해 산다!

아내와 어디든 함께 다니는 남편 영백 씨. 산이든, 이웃의 밭이든 어디를 가도 그녀의 보조역할을 하다 보니 금옥 씨에게 듣는 잔소리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워낙 다른 성향의 둘이 같이 일하게 되면 부딪히기 일쑤. 영백 씨는 아내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도피처’를 물색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건 영백 씨의 ‘나만의 공간’ 양봉장이었다.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양봉장에서 풀며, 벌들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단다.

둘째 아들 고병휘(39) 씨도 형을 따라 출가하려 산에 올라갔지만, 하루도 안 돼서 하산했다. 하루 만에 깨달음을 얻고 내려왔다는 병휘 씨. 가족들은 우스갯소리로 이 이야기를 하지만 병휘 씨는 형이 출가했으니 본인이라도 부모님 곁에서 부모님을 지켜야 하겠다는 마음이 굳건했다. 하지만 금옥 씨의 뜻을 병휘 씨라도 완전히 피해 갈 수 없는 것. 군 전역 후 도예를 배운 후 어머니의 뜻대로 도예가가 되었단다.

천방지축 엉뚱한 금옥 씨지만 절대로 이유 없이 ‘그냥’하는 일은 없으니, 남들은 ‘독하다’, ‘괴짜다’라고 왈가왈부할지라도 이렇게 사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다. 두 아들의 삶의 형태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남편이 도피처를 만들 만큼 금옥 씨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여도 금옥 씨는 항상 가족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살아왔던 것.

그녀는 오늘도 일하는 게 쉬는 것처럼, 쉬는 게 일하는 것처럼 열심히 살아간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우리 가족을 위해… 내 멋대로 산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오늘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마지막 5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삼지내 마을에 온 세진 스님. 온 가족이 모여 메주를 만들고 금옥 씨의 생일 케이크 촛불도 불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 선방으로 돌아가야 하는 세진 스님을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보내주는데….

섭섭한 마음은 접어두고 다시 일을 시작한 금옥 씨! 가을 햇빛 좋은 날, 일할 때도 가족과 늘 함께하며 즐거운 일상을 보낸다. 제멋대로 살아가는 것 같이 보여도 항상 가족을 위해 살아온 금옥 씨. 앞으로도 가족만을 위해 '내 마음대로' 살아갈 거라는 금옥 씨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금옥 씨는 못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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