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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잇it] 한센인과 이주노동자
[EBS 다큐잇it] 한센인과 이주노동자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2.04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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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과 이주노동자 /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한센인과 이주노동자 /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오늘(2월 4일, 목요일) EBS1TV 다큐멘터리 <다큐 잇it> 42회에서는 ‘한센인과 이주노동자’ 편이 방송된다.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은 하나의 사물(it)을 오브제로 정해 세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잇(it)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으로 배우 김규리가 프레젠터를 맡는다.

◆ 차별과 공생이 함께 하는 땅, 마석.

과거에는 한센인이 그리고 현재에는 이주노동자가 그 땅을 지키고 있다. 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고향에서 마석으로 쫓기듯이 정착한 한센인, 연고 없는 타지에서 열악한 환경과 차별을 견디며 살아온 이주노동자들은 늘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마석에 먼저 정착했던 한센인들은 자신들처럼 차별을 받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먼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은 친구이자 이웃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왔다. 

다큐잇it <한센인과 이주노동자> 편에서는 한센인과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사회의 편견과 그로 인한 고충, 그리고 진정한 공생(共生)의 의미를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 한센인들의 애환이 서린 땅, 마석

“마석 여기가 한센인들에게 어떤 곳인데…. 정착하려니까 사람들한테 매도 맞고…. 그래도 안 나가고 버텼지.”

질 좋고 저렴한 가구를 만들기로 유명한 곳, 마석가구단지.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그곳은 60년 전만 해도 낯선 땅으로 쫓겨나듯이 이주했던 한센인들만의 땅이었다. 1960년대, 성공회 신부들은 오갈 곳이 없는 한센인들에게 무상으로 땅을 나누어 주어 그들의 재활과 정착을 도왔다. 

그들의 도움으로 한센인들은 마석에 정착했지만 동네를 벗어나기만 해도 편견과 혐오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사실상 사회로부터 격리된 한센인들은 닭과 돼지를 키우며 허허벌판을 일궈나갔다. 

20여 년 후, 싸고 넓은 땅을 찾던 공장주들은 마석에 가구공장들을 설립했고 일자리를 찾아온 이주노동자들이 하나둘씩 유입됐다. 기존 정착민이었던 한센인들은 자신의 땅과 건물을 임대하면서 형편이 나아졌다. 하지만 한센인들에게 향했던 편견과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이방인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이어졌다.

◆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일하다가 다쳤는데 사장님이 나오지 말래요. 월급도 못 받아서 고향에 돈 못 보내요.”

1990년대 초, 산업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의 꿈은 하나. 돈을 벌어 고향에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짓는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찾아온 한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낯선 언어와 편견, 눈앞에서 일어나는 임금체불과 부당한 지시에도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할 수 없었다. 작년 겨울,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숙소에서 한 이주노동자가 혹한에 숨졌을 만큼 이주노동자들의 생존권은 사회의 관심 밖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새로운 땅에서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으며 새롭게 삶을 일구어나갔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그들의 소박한 일상조차 정지되었다. 

생계를 책임져주던 공장은 문을 닫고 고향으로 가는 하늘길은 막혀버렸다. 난방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숙소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날을 기다리고 있다.

◆ 우리 함께 이 길을

“저한테 이주노동자들은 같은 친구이고 동료이고,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동생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남양주시 외국인 복지센터(샬롬의 집)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차별받는 이들의 곁을 지켜왔다. 이주노동자들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한국어 교습부터 보육 기관에 맡길 수 없는 미등록 아동들을 위한 어린이집까지 지원했다. 

또한 이주노동자가 불이익을 겪으면 센터 사람들 모두 한 가족처럼 나서준다. 이주노동자들의 곁에는 센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힘든 공장일을 도맡아 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고마운 공장주들, 차별의 아픔을 자신들처럼 그대로 겪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챙겨주는 한센인들. 

마석에 사는 이주노동자들은 주민들의 이웃이자 동료로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수많은 이들의 눈물이 서린 마석. 그곳에는 다른 삶, 다른 문화가 함께하는 공생의 지혜가 있다.

2월 4일(목요일) 오후 7시 45분 방송되는 EBS 다큐 잇it <한센인과 이주노동자> 편은 그동안 사회가 외면해왔던 한센인과 이주노동자의 고충과 차별의 대물림, 그리고 진정한 공생(共生)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될 것이다.

[Queen 이주영 기자]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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