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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임박 ... 은행채 발행 '러시'로 대출이자부담 커져
기준금리 인상 임박 ... 은행채 발행 '러시'로 대출이자부담 커져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8.16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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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아우른 전(全)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5조2000억원 급증했다.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예고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 흐름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대출이 있는 30대의 경우 연소득의 약 2.7배, 은퇴자가 포함된 60대 이상은 2.5배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경우 이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1.8.11 (사진 뉴스1)
7월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아우른 전(全)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5조2000억원 급증했다.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예고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대출 흐름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대출이 있는 30대의 경우 연소득의 약 2.7배, 은퇴자가 포함된 60대 이상은 2.5배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경우 이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1.8.11 (사진 뉴스1)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은행권이 은행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해 순이자마진(NIM)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금리 상승기에 은행채 발행 경쟁까지 겹치면서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채 발행 경쟁은 대출 이자 수준을 결정하는 은행채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은행채란 금융채 중 하나로 은행들이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은행들은 주로 수신상품과 은행채 발행을 통해 대출할 자금을 끌어모은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발행된 은행채는 22조73억원이다. 올해 상반기(1~6월) 발행량인 82조3350억원과 비교하면 하반기들어 약 한달여만에 상반기의 26.7%에 해당하는 은행채가 발행된 것이다.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주목할 부분은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이다. 지난달 1일부터 12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4조723억원으로 상반기 순발행액 4조1127억원과 엇비슷하다. 은행은 만기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신규 채권을 발행하는 '차환 발행'을 주로 하는데, 순발행액이 많다는 건 상환 이외에 은행들이 자금을 끌어모아야 할 목적이 있다는 뜻이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 서두르는 건 수익성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전망이 나오는 만큼,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채권을 발행해 둬야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에서 0.75%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연 1.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시장금리 바로미터인 국고채 3년물은 지난 3월말 연 1.133%에서 이달 13일 1.407%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행채(1년물‧AAA) 금리도 연 0.886%에서 1.212%로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오르면 대출채권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도 늘어날 텐데, 여기에 조달비용까지 낮출 수만 있다면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으니, '지금이 가장 금리가 낮다'고 판단해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말 종료 예정인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 영향도 일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현재 금융당국은 규제 유연화조치의 재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확산세를 고려하면 연장될 가능성이 높긴 하나, 일단 은행권은 '대비는 해두자'는 분위기다.

LCR이란 현금 등 고유동성자산을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은행이 실물 경제 대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규제비율을 100%에서 85%로 낮췄다.

은행권이 당분간 은행채 발행에 집중할 방침이라 대출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은행채 발행 경쟁이 활발해질수록 은행채 금리는 상승한다. 이에 따라 은행채를 기준금리로 하는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도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중 변동금리 비중이 81.5%로 집계됐다. 열명 중 여덟명은 은행채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이미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오른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6월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평균)는 연 2.81~3.53%로 전년 대비 0.6%p 가량 상승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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