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8 07:45 (토)
 실시간뉴스
中 봉쇄에 30% 하락한 석유화학 … 내수 확대 정책 '호재'
中 봉쇄에 30% 하락한 석유화학 … 내수 확대 정책 '호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3.07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유화학업계가 최대 수출국 중국의 내수 확대 우선순위 정책 발표에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봉쇄정책으로 30%가까이 하락한 수출 실적을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시장을 좌우하는 큰손 중국의 영향으로 손익분기점 이하로 떨어진 수익성 지표 역시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주요 개발 목표는 약 5%의 GDP(국내총생산) 성장"이라며 "국내 수요 확대에 힘쓰고 소비 회복과 확대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이자 우리나라 수출 비중 4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중국의 정책 방향과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은 직결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수출 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206억7513만달러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올해 수출 부진은 더욱 심화됐다. 지난달 중국에 수출한 석유화학 제품 금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9.5% 줄어든 1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중국 내 움직임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억제 정책에서 탈피하고 내부 수요 확대를 대비하기 위해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합성섬유 폴리에스터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65%로 바닥을 찍고 이달 80%까지 올라왔다. 플라스틱 첨가제 BPA(Bisphenol A) 공장 가동률 역시 68%대에서 90%로 개선됐다.

중국의 점진적인 경제 활동 확대 기대감은 시황 개선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원가)는 지난 3일 기준 206달러다. 아직 손익분기점(300달러) 이하이지만 지난해 100달러 밑까지 미끄러졌던 수치와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은 벗어났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수요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수요 증가 이상으로 공긍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공장 가동률은 8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과 미국 내 공장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대 소비국 중국의 경제 부흥에 기대를 걸고 생산량이 급증한다면 시황 반등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우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수요가 내부 공급량 이상 수준으로 회복해야 외부에서 부족한 물량을 조달할 것"이라며 "당장 수입량을 늘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중국 수요 잡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수출 물량 중 다수를 차지하는 범용 플라스틱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 PP(Polypropylene)의 올해 중국 내 증설 물량 추정치는 655만톤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연간 생산능력(636만톤)을 웃도는 물량이 한해에 쏟아진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가 다변화를 위한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011170)은 동남아 시장 확대를 목표로 인도네시아에 39억달러를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라인 프로젝트)를 짓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출 전략은 범용보단 스페셜티 확대란 전략을 짜고 있다"며 "중국의 계속된 증설을 고려하면 범용 제품만으로 전년 수출액을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