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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이끄는 넷플릭스의 K-콘텐츠 수출 전략
한류를 이끄는 넷플릭스의 K-콘텐츠 수출 전략
  • 신규섭 기자
  • 승인 2023.04.26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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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기능 소개 공간.
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기능 소개 공간.

 

한국 콘텐츠를 향한 인기가 일시적인 신드롬이 아닌 세계가 찾는 하나의 장르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시차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한 만큼, 넷플릭스는 전세계 190개 국가에 한국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는 전문적인 노하우를 보유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자막과 더빙으로 대표되는 현지화와 배리어 프리 기능은 물론, 콘텐츠의 재미를 스크린 너머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마케팅까지 한국 콘텐츠 수출을 위한 다각도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킹덤'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더 글로리'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에는 더빙과 자막으로 대표되는 넷플릭스의 현지화를 향한 투자가 기반이 됐다. 영화 칼럼니스트이자 비평가인 마리 맥나마라(Mary Mcnamara)는 LA타임즈를 통해 “미국인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자막과 함께 영상을 즐기는 환경에 친숙해졌다”며, '기생충'의 세계적인 성공에는 넷플릭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태국어 등 최대 33개 언어의 더빙 및 자막을 지원하는 등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는 제작진의 창작 의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콘텐츠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더빙 및 자막을 위한 별도 팀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한국 콘텐츠의 팬층을 아시아 지역을 넘어 남미 등 다양한 국가로 넓혔다.

넷플릭스의 현지화 작업은 작품 및 등장인물의 성격, 배경, 말투 등을 분석하고, 이를 체계화한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라인(artistic guideline)’ 개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단순 번역과 차별화된다. 이후 가이드라인을 전 세계 각지의 파트너사에 공유해 현지화에 대한 토론을 거치고, 초벌 작업에 대한 상호 피드백 교환과 잇따른 수정으로 실제 스트리밍이 진행된다.

넷플릭스는 각 언어와 문화를 최대한 반영한 현지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성우도 원작의 목소리에 최대한 가깝고 화면의 비주얼과 알맞은 목소리를 중점으로 각국의 더빙 스튜디오에서 개별적으로 캐스팅한다. 모든 시청자들이 동일한 콘텐츠를 시청할 때 같은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원작을 최대한 보존하며 더빙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현지화 작업에 따라,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전 세계 회원들의 시청 시간은 2019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뿐만 아니라 장애를 넘어 모두가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시청 접근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스트리밍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서비스는 물론 자막 확인이 어려운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화면 해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와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가 펴낸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는 주요 OTT 가운데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세계의 스크린을 수놓는 K-콘텐츠의 위력을 알리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미국 넷플릭스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친구들 사이 드라마는 금지. 한국 드라마만 빼고(No drama allowed in the friend group. Only K-Drama)”의 광고 문구가 담긴 포스팅을 게재하기도 했다. 해당 포스팅은 게재된 지 하루 만에 6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고, “'지금 우리 학교는'은 내가 처음으로 시청한 K드라마. 그리고 여전히 마음 속 No.1”, “이번 주에 '더 글로리'를 시작했는데 얼른 끝내고 싶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꼭 봐줘!” 등 전 세계 시청자들의 한국 콘텐츠 시청 후기 및 추천이 댓글로 쏟아졌다.

해당 광고판은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 할리우드 선셋 스트립(West Hollywood Sunset Strip)에 설치된 실제 광고물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가 전하는 감동과 재미에 대해 흥미로운 메시지를 전하는 다양한 옥외 광고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는 이전에도 미국 중심부에 자주 등장했다. 실제로, 과거 '킹덤' 시즌2와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의 옥외 광고가 각각 할리우드 및 뉴욕 타임스퀘어에 등장했고,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 시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안내 말씀드립니다: 기억하십시오 빨간 불은 멈추라는 뜻입니다”의 문구로 할리우드에서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의 한국만의 정서와 감수성, 문화를 담은 콘텐츠를 전 세계 190개 국가에 선보이기 위해 콘텐츠 제작부터 공개 이후까지 전 단계에 걸쳐 다각도의 수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콘텐츠와 문화는 전 세계가 매일 함께 웃고 즐기는 ‘문화적 현상(Phenomenon)’을 넘어 한 세대를 정의하는 ‘문화적 시대정신(Zeitgeist)’으로 위상을 공고히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현재,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의 60% 가량이 한국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시청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역대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차지한 콘텐츠에 '오징어 게임'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지금 우리 학교는', '승리호', '더 글로리' 등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피지컬:100' 등 예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가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신규섭 기자 사진제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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