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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롯데 2.6조 강남 금싸라기 땅 ... 거시 경제 불확실성 때문? 
방치된 롯데 2.6조 강남 금싸라기 땅 ... 거시 경제 불확실성 때문?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6.19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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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붉은색으로 표시된 구역, 서울 S-Map)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붉은색으로 표시된 구역, 서울 S-Map)

서울 강남권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서초동 롯데칠성음료 부지 개발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디자인 혁신' 기조에 따라 초고층 '마천루' 빌딩 개발도 가능해졌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으며 땅값만 2조6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알짜 땅이 물류창고로 방치돼 있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며 해당 부지의 개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시는 지난해 3월 서초역에서부터 교대역을 거쳐 강남역에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59만6277㎡를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시는 토지 소유 현황에 따라 롯데칠성 부지(4만2312㎡), 라이온미싱 부지(5363㎡), 삼성 부지(5305㎡)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 일대는 토지 소유주 간 이견으로 개발이 오랫동안 지연돼 왔는데 특별계획구역을 소유주별로 세분화함으로써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개발이 가능해졌다.

특히 롯데칠성 부지는 서울시 사전협상대상지로 선정돼 기대를 모았다. 이 부지는 1만3000평 규모로, 평당 2억원만 잡아도 땅값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사전협상제도는 민간사업자가 5000㎡ 이상 부지를 개발할 때 도시계획 변경의 타당성과 개발의 공공성·합리성을 확보하도록 민간과 공공이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로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롯데칠성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해당 부지의 개발도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아직 서울시에 개발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협상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다음 절차는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아직 롯데측에서 개발 제안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며 "제출 기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민간의 의지가 있어야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개발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급격히 오른 금리로 인해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크게 늘었고,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부담도 상당하다.

인근 현대차 GBC 부지도 서울시가 지난 2019년 GBC에 대해 지하 7층·지상 105층, 569m 높이로 건축허가를 낸 이후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GBC 층고 설계안을 105층 1개 동에서 70층 2개 동, 50층 3개 동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지만, 서울시에 정식 제출한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11년간 표류하던 상암동 DMC 랜드마크 사업에 재시동을 걸고자 용지 매입신청 공고를 냈으나 참여 업체가 한 군데도 없어 유찰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시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고, 변수도 너무 많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섣불리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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